‘제주 삼다수’ 스마트팩토리 가보니…산업은 1위, 문제는 환경
용기 경량화·무라벨 확대·재생원료 비중 관건, “지속실현 노력 중”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실천은 생수업계에서도 큰 과제다. 생수 용기가 플라스틱으로 제조되고, 이른바 ‘먹는 샘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용기만큼 기후 위기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에 플라스틱 용기를 경량화하고, 라벨을 없애고,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높이는 등 업계의 자발적 ESG 경영에 대한 확산과 책임감 있는 의식이 중요해졌다. 

   
▲ 제주 삼다수 생산라인./사진자료=제주개발공사


6월 환경부와 유엔환경계획(UNEP)의 개최한 ‘2025 세계 환경의 날기념행사가 제주에서 열리는 것을 계기로 제주 삼다수 공장을 찾았다.

30여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먹는 샘물’인 생수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곳은 단연 제주 삼다수다.

국내 생수 시장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니 웬만하면 국민 누구나 마셔봄직하다. 

이 같은 1위 성장 배경에는 취수정이 청정지대 제주라는 인식과 그 물 관리를 지방 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가 제조·운영함에 따라 믿고 마시는 샘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국내 생수 시장은 지난해 조사한 구매·음용 비율이 34.3%에 달하고, 시장 규모도 3조 원 대가 넘어섰다. 현재 60여 개의 수원지에서 300여 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생수의 안전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졌고, 늘어나는 생수 용기인 플라스틱의 사용량과 처리방식 등이 점차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 삼다수는 1998년 생으로 올해로 27년 된 브랜드다. 제주시 조천읍에 7만9000㎡(2만4000평)의 꽤 큰 규모로 4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연간 100만 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취수 허가량으로는 연간 165만6000톤으로 우리나라 먹는 샘물의 약 7%를 생산하고 있다.

   
▲ 자연 속에 넓게 자리 잡은 삼다수 생산공장./사진자료=제주개발공사

   
▲ 제주 삼다수 홍보관 전경./사진자료=제주개발공사


공장 입구에서부터 보안이 시작된다고 했고 연구동의 삼다수 홍보관에서는 관련 영상으로 샘물 생산공정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고, 방문 기념으로 촬영 후 삼다수 라벨지에 개인 사진을 담아주는 깜짝이벤트도 꽤나 인상적이다. 이어진 스마트팩토리 견학로를 따라가다 보니 생산설비가 한눈에 들어왔는데 생각보다는 단순했다. 지하수 수질이 좋아 복잡한 공정은 필요 없다는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 삼다수는 친환경 제품 생산 체계를 지난 2021년부터 1~3 단계별로 갖추고, 2023년 8월부터는 무라벨 제품 판매를 위한 생산설비도 구축했다.

제품 생산은 330㎖, 500㎖, 2ℓ 용량으로 전 생산라인에서 용기 경량화를 적용하고 있었고, 2026년 무라벨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전 품종의 무라벨 전환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무라벨은 병마개인 캡 부분 상부에 QR코드 인쇄설비를 도입한 제품이 생산 중이다.

다만, 무라벨로 생산해내도 유통 소기업은 QR코드를 인식할 결제시스템이 아직 구비되지 않아 전 제품 무라벨화는 시기상조가 되면서, 주로 온라인 유통시장에 적용하고 있다.

또한 여러 친환경 경영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는데, 생수 산업에서의 개선해야 할 관건은 우선 용기 자체를 경량화해 플라스틱을 좀 덜 쓰게 하고, 용기를 만들 때 재생원료(MR-PAT) 사용 비중을 높여 자원을 재순환하는 데 있다.

삼다수의 경우 플라스틱 용기 경량화를 위해 1998년을 시작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덜어내 작년 기준 36~24% 정도의 제품 경량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까지 가는 이동거리가 길어 용기 경량화의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경량화는 단순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강도를 유지해야 안전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자칫 경량화에만 치중하면 병이 찌그러져 안전한 물의 보관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삼다수가 제주공장에서 출하돼 상차를 거쳐 제주도 내 운송으로 항만에 도착하면 항만 하역과 야적장으로 이동해 보관하다가 컨테이너 적입, 선박 선적, 해상 운송, 내륙항 하역, 상차 후 물류센터 입고 등의 동선으로 평균 이동거리가 510㎞에 달해, 유통과정 중 운송 적합도가 문제가 된다.

이에 삼다수는 질소 충전 겸용 초경량 용기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2029년 일부 제품부터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질소 충전을 하게 되면, 액체질소가 용기 내부에서 팽창함으로써 생기는 내부 압력으로 용기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버틸 수 있게 하는 기술로, 플라스틱 용기를 좀 더 경량화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타 기업 일부 음료 제품에 적용돼 시판되고 있다.   

   
▲ 제주 삼다수 먹는샘물 생산라인에서 김준영 상품개발팀 대리가 재생페트칩이 사출성형기에 투입돼 프리폼(페트공병 원료)이 생산되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자료=제주개발공사

   
▲ 재생페트칩 30%를 적용할 경우의 프리폼과 페트병 용기를 시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또한 재생페트 사용과 관련해서도 원료 사용 비중을 높이고 안전성 상용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플라스틱 재생원료와 10% 적용제품 품질 안정성을 확인했고, 올해는 제생원료 원부자재 품질규격을 설정하고 재생원료 10% 상용화 방안 수립에 이어 30% 적용 시제품 개발 및 소재 확대를, 내년에는 재생원료 10% 적용 제품(약 3000톤) 생산 판매, 캡·필름류 시제품 개발 등을 목표로 하고 추진 중이다.

더 나가 2028년에는 재생원료 30% 상용화 기반과 함께 현재 자체적으로 실시 중인 투명페트병 업사이클 수거 프로젝트를 확산시켜 자원의 규모가 확대되면 이를 활용한 재생원료 제조 및 적용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