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었던 국내 지주사들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 자사주 강제 소각, 상법 개정안 재추진 등 이재명 정부 초기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들의 이행 여부에 따라 추가상승 가능성이 결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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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적인 저평가 상태에 놓여 있었던 국내 지주사들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증시 상승세가 가파르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장기 부진에 지친 글로벌 자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블룸버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투자자들이 개혁·성장 정책의 혜택을 받기 위해 몰려들면서 한국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고 나면 통상 ‘허니문 랠리’가 약 2-3개월간 이어지는 것은 그리 놀라운 뉴스는 아니다. 다만 이번 이재명 정부 초기의 상승세에는 보다 특별한 모멘텀이 있다는 데 여의도의 시선이 대체로 일치한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증시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증권주 섹터와 지주사들의 주가가 파죽지세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상황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증권주들을 모아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증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최근 3개월간 약 34% 급등했다. 대장주로 손꼽히는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약 15%, 최근 3개월간은 2배 가까이 올랐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은행주보다 증권주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리는 모습이다.
그런 한편 증권주와 함께 지주사들의 주가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주사들을 모아둔 ‘TIGER 지주회사’ ETF의 경우 지난 달에만 26% 넘게 상승한 이후 이달 들어서도 불과 3거래일간 7% 넘게 상승하며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해당 ETF는 새 정부 첫날인 지난 4일에만 140억원 이상의 개인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전체 주식형 ETF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는 새 정부가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최근 추진 중인 상법 개정을 현실로 만들 경우 지주회사들의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단순화 등 소위 ‘밸류업’ 기조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강화가 각 지주회사에 강력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주사들의 주가 역시 강하게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주회사 투자에 영향을 미칠 일반주주 보호 강화 정책으로 ①상법개정 ②합병시 공정가액 관련 ③물적분할시 모회사 주주보호 ④경영권 프리미엄 공유 ⑤배당소득 분리과세(성향 35% 이상) ⑥주가순자산비율(P/B) 0.8배 미만 주식 상속세 하한 결정 ⑦자사주 소각 의무화 ⑧불공정거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①~④는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식 공약집에 반영이 됐고 현재 국회에도 정책이 발의돼 논의됐거나 진행 중인 것들이다. 박 연구원은 “일반주주 보호 강화 정책에 따라 다양한 지주회사 투자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면서 지주회사 업종 최선호주로 LS를, 차선호주로는 CJ를 제시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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