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 정상외교 통해 첫 외교무대 데뷔…美 관망 기조 속 방미 시기에도 촉각
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검토 중…나토 사무총장 “IP4 참석은 전통”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5~17일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취임 11일만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게 됐다.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캐나다측의 초청을 받아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는 이 대통령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들을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만나는 다자 정상외교를 통해 첫 외교무대에 데뷔한다.

또한 G7 회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참석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첫 한미 정상 양자회담 및 한미일 정상 3자 회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G7 순방은 지난 6개월동안 공백 상태였던 한국 대통령의 존재감을 알린다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주요국 정상들과 교류하는 것은 우리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대선 기간 민생·경제 회복을 가장 우선 과제로 삼았던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측으로부터 초청을 받고 숙고한 끝에 G7 참석을 결정했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타결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선 G7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6일 밤에 첫 전화통화를 갖고 대선 과정의 경험을 나누면서 동맹을 위한 골프 라운딩도 약속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준비하고 있다. 2025.6.9./사진=연합뉴스

아울러 G7 정상회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대중 견제가 핵심 현안인 만큼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온 ‘실용 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지난 6일 한미 정상의 통화가 있은 뒤 백악관은 관련 발표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금 미국 내 반이민정책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겠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이재명 정부에 대해 관망 기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각 정상과 통화한 사실을 SNS 등에 공개하지 않은 사례는 있었다. 지난 3월 중순 취임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같은 달 28일 통화한 뒤 곧바로 SNS를 통해 결과를 알렸지만 지난달 8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신임 총리와 통화한 뒤에는 SNS에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홍보할 만한 성과가 있거나 내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 때 통화 내용을 공개하는 식이었다. 

다만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된 직후인 3일 논평을 내면서 고위당국자 명의로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고, 한미동맹은 철통 같다”면서도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행사를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맹국의 새 대통령 선출과 관련한 메시지에 제3국이 언급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통한 첫 한미 정상회담도 조속히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당장 다음 달 8일 발효 예정인 미국의 관세 문제에 대한 협상이 현안이 될 것이다. 우리정부는 현행 25% 수준인 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전화통화에서도 관세 문제를 풀어가자는 대화를 나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달 24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토는 중국의 위협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2022년부터 한국 등 인도·태평양지역 파트너 4개국(IP4)을 매년 정상회의에 초청해 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IP4 국가들의 나토 회의 참석은 전통”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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