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6·25전쟁 당시 최대 규모의 민간인 해상 구출작전을 무대화한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가 지난 6일(금)부터 8일(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총 6회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며 막을 내렸다.
'메러디스'는 ‘시네마틱 오페라’라는 장르를 정립하며 새로운 창작 형식으로 실험해온 작품. 이 작품은 1950년 겨울, 흥남철수작전 당시 정원 60명의 화물선에 1만 4000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단 한 명의 희생자 없이 항해를 완수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지켜낸 수많은 이들의 선택과 용기를 섬세한 서사와 음악으로 되살려냈다.
이혜경 연출은 기존 무대극과 오페라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 기법으로, 턴테이블을 활용한 배 구조의 분절, 영상과 조명으로 구현한 시공간 전환 등 영화적 감성을 입힌 무대를 선보이며 ‘시네마틱 오페라’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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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가 지난 지성황리에 마치며 막을 내렸다./사진=(주)오픈씨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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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에는 오페라 무대에 처음 도전한 배우 하도권과 박호산이 나란히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하도권은 위대한 결단을 내린 라루 선장 역을 맡아 절제된 감정과 깊이 있는 눈빛, 안정감 있는 바리톤으로 첫 오페라 주연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호산은 외신기자 윤봉식 역으로 분해, 가족과 피란민을 지키려는 인물의 복합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무대 중심을 든든히 지탱했다.
여기에 실력파 성악가들과 아역 배우들, 무용수, 오케스트라 단원까지 총 80명의 출연진이 함께하며 선내 피란민들의 긴박한 상황을 입체적으로 구현, 장르적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흥남에서 거제로 향한 2박 3일간의 항해 동안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났던 다섯 명의 아이 중 ‘김치 1호’ 손양영(74) 씨와 ‘김치 5호’ 이경필(74) 씨가 객석을 찾아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손양영 씨는 “어릴 적 부모님께 들었던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 생생하게 펼쳐져 감회가 남달랐다”며,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재현한 듯해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전했다. 이경필 씨는 “이번이 세 번째 관람인데, 공연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흥남철수작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러디스'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오픈씨어터 이혜경 대표는 “'메러디스'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인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이 작품이 관객 여러분께 ‘희망의 항해’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더 다양한 곳에서 '메러디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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