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고객사 요구 및 대외환경 대응
원료-반제품-양극재 이르는 자급체계 완성…공급망 체계 공고히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최근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자국 중심의 통상 체제에 맞춰 국내 공급망을 공고히하고 국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굳건히 하는 데 크게 기여하겠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는 10일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에서 열린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공장 옆 전구체 공장을 준공해 과제로 지목받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강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소재기업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전구체를 형상화한 구에 불을 밝히는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 (사진 왼쪽 네번째부터) 정인화 광양시장,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 본부장, 김영화 포스코퓨처엠 노경협의회 대표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포스코퓨처엠


이 날 준공식에는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 정인화 광양시장, 최대원 광양시의회 의장,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등 관계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스코퓨처엠의 전구체 공장 준공은 항상 국내 이차전지 소재에서 지적돼 왔던 탈 중국화와 고객사에 맞춤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90% 이상이다. 

전구체는 원하는 구조의 물질이 되기 전 단계를 통칭하는 용어로 배터리 산업에서는 양극재가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의미한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되며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져 리튬과 결합해 양극재가 된다.

또한 전구체는 원료 비중과 생산 방식에 따라 특성이 변화하고 불순물 관리가 중요해 양극재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중국 전구체 사용은 경쟁력 위축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배터리에는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이 적용돼 중국산을 사용할 경우 IRA(인플레이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최근 미국 하원의 감세법안 추진에 따라 IRA 세액공제에 대한 정책변동이 불확실한 상황이나 금지외국법인 요건 신설 등 중국 공급망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전구체 공급망 독립은 필수로 꼽혔다.

포스코퓨처엠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광양 전구체 공장을 제시했다. 해당 공장은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전기차 50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또한 미국의 FEOC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고순도 황산니켈을 포스코에서 공급받아 전구체를 생산한다. 부지 규모는 2만2400㎡(약 6800평)로 총 10개의 라인을 통한 정밀 공정 과정을 거쳐 고객사에 공급된다.

   
▲ 포스코퓨처엠이 10일 연산 4만 5천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다. 광양 전구체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조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사진=포스코퓨처엠

공정 과정은 용해, 반응, 세척 및 탈수, 건조, 분체·설비, 포장 등의 순서로 구성돼 있다.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용해하고 녹인 원료에 화학약품을 첨가해 고객사가 원하는 형상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생산되는 전구체는 전량 캐나다의 위치한 GM(제너럴모터스)와의 합작 공장 얼티엄으로 공급돼 양극재 제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소영 포스코퓨처엠 소재 기획 실장은 "(전구체)공장이 가지는 의미는 중국으로부터의 독립과 탈 중국화된 공급망"이라며 "가장 큰 이유는 고객사의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그룹 차원에서 광물 자원에 대한 투자를 하고 포스코퓨처엠은 활용하는 과정에서 급변하는 정책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니켈의 양은 많지만 고객사가 원하는 공급망이 치중되는 리스크 해소, 프리미엄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품질에 대한 요구 등이 광양 전구체 공장 건설의 주된 이유기도 하다.

포스코퓨처엠은 호주 광석을 원료로 하는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아르헨티나 염수를 활용하는 포스코리튬솔루션,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하는 포스코HY클린메탈 등으로부터 리튬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경쟁사 대비 공급망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포스코퓨처엠은 고객사가 원하는 추가 전구체 생산시설 확장도 검토 중이다. 이후에 짓게 될 공장은 국내가 아닌 얼티엄이 위치한 캐나다가 될 전망이다.

캐나다에 건설을 검토중인 공장도 광양 전구체 공장과 유사한 형태로 건설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설계됐기 때문에 추가 증설 계획에도 양극재 3만 톤 라인 2개를 건설할 수 있는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 등 대응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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