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같은 건물에 홍보관 마련
한강조망· 고급화 등을 강조하며 조합원 표 모으기 안간힘
용산역 지하연결·하얏트 호텔 입점 놓고 신경전도 이어져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정비창 전면 제1구역 재개발 조합원님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기호 1 포스코이앤씨, 기호 2 HDC현대산업개발."

   
▲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홍보관./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1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일대 한 건물에 걸린 대형 현수막이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해당 건물에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를 위한 홍보관을 오픈했다. 포스코이앤씨는 4층, HDC현대산업개발은 5층에 자리했다. 두 경쟁자가 위아래로 이웃한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홍보관 위치는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조합원들이 두 회사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조합이 요청했다고 한다.  

먼저 5층에 입장하자 스카이 라인커뮤니티가 각 동을 연결한 단지 모형도가 눈에 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번 프로젝트를 스카이 라인커뮤니티의 길이 330m에서 따온 'THE LINE 330'으로 명명했다. 

   
▲ HDC현대산업개발 홍보관에 마련된 안방. 통창을 통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한강뷰다. 이를 위해 주동 수를 조합이 제시한 12개에서 3개를 줄여 동간 간섭을 최대한 줄이고 모든 가구가 2면 한강조망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총 444가구가 욕실에서도 한강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홍보관 한 켠에 마련된 VR실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단지별 각 포인트에서 실제 한강조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고급화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창호는 독일산 시스템 창호다. 홍보관 안에 마련된 부엌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가 적용됐다.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세라믹 인덕션은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남성 조합원 분들은 한번 훑고 지나가시지만 여성 조합원 분들은 이곳에 오면 한참을 머무르신다"며 미소를 지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한강뷰와 고급스러움을 내세웠다. 4층 홍보관에서 진행된 설명회에서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1만2000번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조합원 가구가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고 밝혔다. 

홍보관에 마련된 부엌 마감재는 이탈리아와 독일의 5개 브랜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해 조합원으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단지명으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띠에르'를 적용한 '오띠에르 용산'을 제안하면서 경쟁사는 하이엔드 브랜드가 없음을 지적했다. 현장 관계자는 "명품 아파트라면 그에 맞은 아파트 브랜드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포스코이앤씨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 제안한 단지 모형도./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두 회사는 단지와 용산역 신용산역간 지하통로 연결을 놓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용산역사에 본사가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신들이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용산공원까지 보행로를 연결하는 용산역 지하공간개발 사업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을 통해 단지에서 용산역, 신용산역,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지하통로로 이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스로가 용산에서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용산 터줏대감'임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HDC현대산업개발의 구상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단지와 용산역 사이에 자리한 용산푸르지오써밋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용산푸르지오써밋 입주자 100% 동의를 받아야 하기에 불가능한 제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용산푸르지오써밋 옆을 지나 신용산역까지 연결하는 지하통로가 현실적인 안이라고 강조했다. 

두 회사는 단지 내 호텔 입점을 놓고도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 하얏트가 서로 자신들과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지 중 1개 동에 하얏트 호텔이 자리할 것이라며 설계에도 이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하얏트와 LOI(의향서)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홍보관 인근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제안 모두 마음에 들어서 결정하기 어렵다"며 "두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조합원들로서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일대 1조 원 규모 도시정비사업이다. 지하 6층부터 지상 38층 규모 초고층 빌딩 12개 동과 아파트 777가구,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근린생활시설 등이 마련된다. 조합은 오는 22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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