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융권 가계대출 6조 증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음 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지만, 금리인하와 부동산 상승 기대, 증시 호조 등과 맞물려 대출수요가 크게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

   
▲ 이재명 대통령은 '가계부채 총량의 안정적 관리' 기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지만, 금리인하와 부동산 상승 기대, 증시 호조 등과 맞물려 대출수요가 크게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11일 배포한 '2025년 5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6조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은 5조6000억원 증가해 한 달(4조8000억원) 전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해 전월(+4조7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세부적으로 은행 자체 주담대 증가폭이 전월 대비 확대(+1조9000억원→+2조5000억원) 됐다. 반면 정책성대출 증가폭은 축소(+1조8000억원→+1조6000억원) 됐다. 기타대출은 1조원 증가하며 전월과 유사한 증가폭을 유지했다.

다음 달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한도가 크게 줄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금리인하, 집값 상승 기대, 증시 호조 등에 따른 대출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금융회사의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 은행권과 2금융권의 주담대와 신용대출, 기타대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1.5%가 적용된다. 지방 주담대에 대해서는 올해 12월까지 2단계 스트레스 금리인 0.75%가 유지된다. 금융당국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3단계 적용 시 1억원 차주가 5년 혼합형 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한도는 규제 전 대비 약 3300만원 줄어든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올해 2월부터 주택거래량 증가의 영향으로 이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주담대 위주로 확대됐다"며 "주택거래량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면밀한 가계부채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금융당국은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과 연계해 주담대 증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금융회사의 주담대 취급실태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투기수요 등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한 자금이 유입돼 과잉대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체적으로 철저히 관리하는 한편 금감원은 은행의 주담대 최급 과정에서 대출규제 우회 사례가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연 3%대까지 내려왔다.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대출금리도 시차를 두고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과 집값 상승을 우려하며, 추후 데이터를 보면서 추가 인하 속도와 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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