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출판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에 타이완이 올해의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약 70년 간 이어져 온 서울국제도서전에 타이완이 주빈국으로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주빈국으로써 타이완은 ‘대만감성(臺灣感性)’이라는 주제 하에 약 360㎡ 크기의 대만관을 운영한다. ‘대만감성’은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표현으로 타이완의 따뜻함과 개방성 그리고 심미적인 매력을 담고 있다. 다양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키워드를 통해 문화적 연결을 촉진하는 풍부하고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만관은 타이완 문화부가 후원하고 타이완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진흥원(Taiwan Creative Content Agency, 이하 ‘TAICCA’)이 주관, 타이베이국제도서전재단이 운영한다. 대만관에서는 △문학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땅과 여행 △음식과 엔터테인먼트 △공유된 역사 등 각 주제에 따라 구성된 존에서 85개 이상의 타이완 출판사가 선정한 550여 종의 도서가 선보인다. ‘읽기’를 매개로 타이완의 풍부한 문화 정체성을 소개한다는 의도다. 이번에 선보이는 도서는 타이완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편집 측면에서의 창의성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수상 경력이 있는 소설 및 논픽션, 그림책, 아동 도서 등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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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 서울국제도서전에 타이완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타이완은 ‘대만감성(臺灣感性)’이라는 주제로 대만관을 운영한다./사진=함파트너스 제공 |
대만관의 키비주얼은 일러스트레이터 크로터 훙(Croter Hung)이 담당했다. 해당 이미지는 타이완을 ‘책’으로 형상화해 책의 페이지는 풍경으로, 도시는 이야기로, 문화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모습으로 담아냈다. 자유로움과 젊음, 시적인 감성을 전달하는 이미지는 그래픽 노블(그림 소설)과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타이완의 국제적 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는 타이완 작가는 총 23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들은 다양한 장르와 세대, 스타일을 아우르며 타이완 문학의 다채로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문학의 목소리'에 참여하는 우밍이(Wu Ming-Yi), 천쉐(Chen Xue), 천쓰홍(Kevin Chung) 등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타이완 작가로 환경, 퀴어 정체성, 기억과 귀향의 복합적인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또 '공포, 미스터리, 그리고 추리·상상문학의 개척자들'에는 지역 민속과 심리적 긴장을 결합한 쉐시쓰(Xerses)와 샤오샹선(Xiao Xiang Shen), 신예 작가 우샤오러(Wu Xiaole), 시나리오 작가 겸 소설가 탕푸루이(Freddy Fu-Jui Tang), 그리고 오랜 활동 경력을 지닌 핑루(Ping Lu)가 있다.
'타이완의 역사와 문화를 쓰는 작가들'에는 덩주원(Joanne Deng), 샤만 란보안(Syaman Rapongan), 아포(Annpo Huang), 2024년 미국 번역문학 국립도서상 수상자인 양솽즈(Yang Shuang-Zi), 그리고 장자샹(Ka-Siông Tiunn)가 참여하고, '그래픽 소설 작가와 만화 아티스트'에는 디지털 만화가 5300만 뷰를 기록한 포니(PONY),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는 저우젠신(Zhou JianXin)과 팜팜 리우(Pam Pam Liu)가 참여한다.
이와 함께 '따뜻한 감성으로 그리는 그림책 작가'에 서울국제도서전과 부산국제도서전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린롄언(Lin Lian-En), 마오위(Meng-Yun Chiang), 황이원(Huang Yi-Wen)과 함께,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린사오베이(Bei Lynn), 마니니웨(maniniwei), 장샤오치(Hsiaochi Chang), 천페이슈(Chen Pei-Hsiu) 등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 기간 중 총 62회가 넘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개막 공연에는 타이완 전통음악인 북관(北官)음악과 록 음악을 결합해 선보이는 촹콰렁(Tsng-kha-lâng)이 맡는다. 이 밴드의 리드 보컬인 장자샹은 이번 23인의 타이완 대표 작가에도 포함돼있다.
한국 최대 규모의 출판 행사인 서울국제도서전은 매년 특정 국가를 주빈국으로 선정해 해당 국가의 문학과 문화를 집중 조명해왔다. 2019년 헝가리, 2022년 콜롬비아, 2023년 셰르자(아랍에미리트),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이어 2025년엔 타이완이 주빈국으로 활약한다.
한국과 타이완 양국의 문화 교류는 이전부터 활발히 진행돼왔다. 2024년에는 대한민국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천쓰홍의 ‘귀신들의 땅’과 ‘대만’이 상위 검색어에 오르며 천쉐, 천쓰홍 등 작가들의 대표작을 통해 타이완 문학에 대한 한국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방증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선보이는 주빈국 프로그램을 통해 출판관계자와 문학 애호가, 혹은 타이완 문화에 관심을 가진 누구나, 아시아에서 가장 활기찬 문화와 창작 현장을 깊이감 있게 경험할 수 있을 예정이다. 단순한 타이완의 도서 전시를 넘어 창의성과 공감, 그리고 문화를 넘어선 연결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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