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국내 연구개발(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총 투자액은 83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30조여 원을 투자한 삼성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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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 투자'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대상 상장기업과 기타 외감법인 중 지난해 개별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선정됐다.
먼저 지난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의 총 투자액은 전년(72조5000억 원) 대비 15.3%(11조1000억 원) 증가한 83조6000억 원이었다. 이 중 R&D 투자 규모가 증가한 기업은 709개, 감소한 기업은 291개였다.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와 역량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4.8%로, 전년 4.4% 대비 0.4%p 증가했다. 이는 1000대 기업 매출에 비해 R&D 투자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특히 지난 2010년 해당 통계 발표 시작 이후 총 투자 규모와 전년 대비 증가율, 매출 대비 투자 비중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 규모별 기업 분포를 보면 상위 300개 기업 R&D 투자액 비중이 92.4%를 차지했다. 반면 하위 300개 기업 비중은 2.2% 수준이었다. 또한 상위 10개 기업의 총 R&D 투자액은 54조7000억 원으로, 전체의 65.5%를 차지했으며 전년(62.7%) 대비 2.8%p 증가해 상위 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30조2000억 원 규모로 가장 많이 투자한 삼성전자는 2023년 대비 6조3000억 원 증가했고, 1000대 기업 전체 투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R&D 투자 규모가 1조 원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30조2000억 원), SK하이닉스(4조5000억 원), 현대자동차(4조3000억 원), LG전자(3조4000억 원), 기아(3조3000억 원), 삼성디스플레이(3조1000억 원), LG디스플레이(2조 원), 현대모비스(1조8000억 원), 삼성SDI(1조3000억 원) 등 총 9개사로 전년과 변화가 없었다.
또한 1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 규모 투자 기업은 총 53개사로, 전년 대비 3개 증가했다. 하지만 EU집행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연구개발 투자 20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은 40개로, 미국(681개)과 중국(524개), 일본(185개), 독일(106개), 대만(55개) 등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1000대 기업 중 규모별 R&D 투자 분포는 중견기업이 513개사로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 317개사, 대기업 170개사 순이었다. 대기업 수는 전년(171개)과 유사하며, 총 R&D 투자액은 68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투자 규모는 38조4000억 원으로 증가율 11.4%, 상위 10대 기업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7.3% 수준이었다.
중견기업 수는 전년(491개) 대비 22개 증가해 기술혁신 생태계 내 중견기업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총 투자 규모는 11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전년과 비교해 21개 감소했다. 총 투자액은 3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신규 진입 기업이 42개에 달해 대기업·중견기업보다 높은 역동성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분야 기업 R&D 투자 규모가 전체의 89.8%를 차지하는 75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8.7%)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뒤이어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 4조 원(4.8%),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1조8000억 원(2.2%)이었다.
제조업 내에서는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가 43조4000억 원(57.8%)으로 가장 크고, 자동차 및 트레일러 12조3000억 원(16.4%), 전기장비 6조8000억 원(9.0%) 등이 뒤를 이었다.
산업부는 기업과 현장 연구자 목소리를 반영해 기업 투자 활성화와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제경희 산업기술융합정책관은 "산업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지금은 경쟁국에 대응해 이러한 흐름을 지속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며 "정부는 기업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고, 규제 혁신과 실증 인프라, 금융 지원 등 사업화 기반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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