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할 때 너무 예의 차리지 말자…직급·학력·출신 관계없이 존중해야”
“여러 나라 사람들과 진실 되고 인간적인 네트워크 만드는 것이 외교”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12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과거의 관성과 답습의 유혹을 이겨내고 상황을 주도하는 유연한 외교적 옵션을 강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서울시 외교부 청사 18층 서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외교부는 정책 이행 기관으로서뿐 아니라 외교정책의 산실로서 역할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차관은 “당면한 도전과제 앞에서 우리의 조직 문화와 바람직한 외교관상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화와 토론이라는 민주적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 국내외적으로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외교정책이 창출될 수 있는 토양이 우리 내부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단과 하향적 지시보다 집단지성을 통해 논리적으로 탄탄한 정책이 성안돼야 한다”면서 “토론에 있어서 직원들이 상급자나 동료의 눈치를 살펴 동조하거나 너무 예의를 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의 때 의견을 내지 않는다는 것은 겸손한 사람이기보다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지적으로 게으른 사람”이라며 “외교부 동료 한분 한분이 정책의 결정 과정에서 사람 대 사람으로 당당함을 유지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 개진하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6.11./사진=연합뉴스

박 차관은 또한 “외교 역량이 한껏 발휘되기 위해서는 우리를 너무 구분하지 않는 화합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전문 분야, 직급, 직렬, 학력, 출신 등과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부서간 칸막이를 넘어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고, 우리의 외교정책을 이끈다는 자부심을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품성을 강조하고 싶다”며 외교현장에서는 세련된 언어 구사력과 적절한 외교적 인사도 중요하다. 하지만 진솔한 눈빛, 늘 경청하며 작은 약속이라도 지키려는 태도, 겸손한 절차가 더 큰 자산이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역지사지하는 공감능력을 바탕으로 여러 나라 사람들과 진실 되고 인간적인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외교가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 밖에도 “저에게는 ‘원래’라는 말이 별로이다. 유연하고 전략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했으며, “우리는 대한민국을 더 잘 알아야 한다. 위대한 우리국민들의 기대와 소망, 걱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청사에 돌아서면 순직자 추모공간이 있다. 오늘 이 자리를 빌어 목숨을 바쳐 일한 그분들의 숭고한 노력과 희생에 다시금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박 차관은 “순직자 추모공간에 계신 선배님들은 우리를 보고 계시는 하늘에서 빛나는 별이다. 그리고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뛰고 있는 외교부 동료들은 지상에서 반짝이는 소중한 별”이라며 외교관으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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