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직판체제를 구축해 확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기업들은 장기적 수익성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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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사진=SK바이오팜 |
1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존 유통사를 거쳐 내던 수수료 절감과 현지 시장 통제력을 강화라는 이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지 직판체제는 △수익성 극대화 △가격 경쟁력 확보 △현지 통제력 강화 △장기적 성장 기반 마련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지 파트너사를 제외하게 될 경우 유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절감된다. 이는 제품 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실제 SK바이오팜은 미국 직판을 통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 총이익률이 90%대를 기록했으며 회사 전체 실적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또한 유통 수수료가 줄어들게 되면 제품 가격을 경쟁력있게 책정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은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비롯해 브랜드 신뢰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판체제는 현지 시장에서 영업전략, 마케팅, 고객 대응을 본사에서 직접 관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는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현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통해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고 추가 제품을 연내 투입하는 등의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수 있다.
각 기업들은 이 같은 이점들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판 체제는 초기 구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사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출시하며 국내 제약사 최초로 미국 직판망을 구축했다. 미국 내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120여 명의 전문 영업 인력을 운영하며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고 올해 1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47% 급증하며 회사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또한 현지 마케팅과 영업 전략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면서 올해부터는 미국 내 첫 DTC(고객 접근) 광고 캠페인도 전개하는 등 환자 접점 확대와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또한 SK바이오팜은 미국 직판 성공을 토대로 유럽 시장에서도 직접 판매 체제 구축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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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트리온, 램시마SC./사진=셀트리온 |
셀트리온도 2019년부터 14개 유럽 법인을 설립하고 영업 인력을 확충해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5개국에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시리즈를 직접 판매 중이다. 직판 체제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유럽 매출은 35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유럽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40%에 달한다.
특히 램시마SC는 유럽 5개국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돌파하며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3년부터 미국 시장에서도 직판 체제를 도입하고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를 현지 법인 셀트리온 USA를 통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미국 내 조직 규모는 50여 명으로 확대됐으며 글로벌 제약사 출신 임원과 영업 인력을 대거 영입해 현지 영업력을 강화 중이다.
또한 지난해 말에는 스위스 제약 유통사 아이콘을 약 300억 원에 인수해 유럽 내 직판망을 공고히 했으며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도 직판 체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를 통해 2023년 12월 FDA(식품의약국) 품목허가를 받은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계약을 체결하며 전문약국, 병원, 클리닉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
알리글로는 올해 매출 15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전문약국 중심의 유통 전략으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고마진 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등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에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에피스클리’(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국가에서 직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독일 출시를 시작으로 9월에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판매를 개시했으며 연내 프랑스와 네덜란드 출시도 예정돼 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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