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 판단…2019년부터 사업 준비
서울 가산 이어 안산 의정부 부산 등에 추가 건설 추진
국내에서 노하우와 경험 쌓은 뒤 해외시장 진출도 염두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코람코자산운용(코람코)이 데이터센터에 총 10조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동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거금을 들여 투자하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데이터센터의 성장 가능성을 봐왔기 때문이다. 향후 글로벌시장 진출까지 고려하는 등 회사의 신사업으로 밀고 나간다는 계획이다. 

   
▲ 코람코자산운용이 투자한 케이스퀘어데이터 가산 전경./사진=코람코자산운용

13일 코람코는 ‘안산 성곡’·‘의정부 용현’·‘부산 IDC’ 등 전국 주요 거점에서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모두 티어3 수준의 대형 데이터센터다. 데이터센터는 작동시간·효율성·비용·보안 등 4가지 기준에 따라 티어1부터 티어4까지 나뉜다. 티어3은 4가지 기준 등 3개를 충족한다는 뜻이다.

부동산운용사가 데이터센터 사업에 대해 투자는 물론 운용까지 하는 사례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다. 코람코가 이처럼 데에터센터에 적극적인 이유는 일찌감치 사업적 가치를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컬리어스는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 규모를 2021년 5조 원에서 2027년 8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23년 38개에서 2028년 6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가 안정적인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코람코는 2019년부터 실행에 나섰다. 현재 서울 금천구 일대에 '케이스퀘어데이터 가산'이라는 티어3 데이터센터를 투자해 짓고 있다. 케이스퀘어데이터 가산은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건설할 안산 의정부 부산 데이터센터와 함께 투자부터 설계, 시공, 운영 등 데이터센터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쌓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걸림돌인 지역 주민의 반발도 최소화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시 전자파를 우려해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하는 사례가 많다. 코람코는 이를 고려해 안산·의정부·부산 데이터센터는 산업단지에 세울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 지자체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의정부시는 최근 용현산단 건축물 높이를 상향 조정해 데이터센터 건축여건을 개선하기도 했다. 

코람코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해 지난 3월 데이터센터 전문조직인 ‘데이터센터본부’를 신설했다. 데이터센터본부는 1조 원 규모 데이터센터 블라인드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오는 2028년까지 5조 원 규모의 펀딩 후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 2032년까지 총 10조 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코람코의 해외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도 기대된다. 국내에서 관련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은 뒤 해외 데이터센터 실물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글로벌 데이터시장 규모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9%씩 성장, 4373억 달러(6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람코의 정확한 해외진출 시기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국내에서 노하우와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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