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자 공장 가동률을 낮추면서 대응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가동을 멈췄으며, 동국제강도 인천공장에서 야간조업을 통해 가동률을 50%로 낮춘 데 이어 한 달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철강업계는 앞으로도 국내 수급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가동률을 조절한다는 계획이다.
|
 |
|
▲ 동국제강 인천공장에서 철근이 생산되고 있다./사진=동국제강 제공 |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7일부터 포항2공장의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포항2공장은 지난해부터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인해 축소 운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속된 수요 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서도 일감 부족 현상이 이어졌고, 생산 공백도 인천공장을 통해 충분히 메울 수 있어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역시 7월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지난해부터 인천공장의 가동률을 야간 제한 조업을 통해 60%로 낮춘 데 이어 올해도 50%까지 추가로 낮춰놓은 상태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생산을 이어가도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결국 가동 중단 결정까지 내리게 됐다.
동국제강은 이달까지 50% 가동률을 유지한 뒤 가동 중단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가동 중단 결정에 따른 철근 공급 감소 물량은 약 20만 톤이 될 전망이다.
동국제강 외에도 철근을 생산하는 다른 제강사들도 현재 공급 과잉에 시달리면서 가동률을 인위적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생산을 해도 판매가 되지 않고 재고가 쌓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결국 재고 수준을 낮추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이 가동률을 조정하거나 가동을 멈추고 있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체들은 앞으로도 수요 상황에 맞춰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면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철강 수요가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무리하게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춘 보수적인 운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가동 중단을 8월 15일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공급 과잉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가동 중단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철강업체들도 수요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에서는 기존에 생산해 놓은 제품을 통해 공급이 가능한 만큼 가동률 탄력 조정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힘쓸 계획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올라간 상황에서 무리하게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보다 차라리 가동을 멈추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철강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가동률 조정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