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전북지방환경청, 대전구장서 친환경 이벤트
우천으로 경기 취소됐지만 ‘그린 스포츠 캠페인’ 홍보효과는 톡톡
“대중교통 이용·1회용품 사용 줄이기·생활 속 미세먼지·오존 저감”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기후변화로 탄소중립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사회 전반에 그린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에도 친환경적 그린 스포츠 실행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먹고 마시며 즐기는 관람 문화가 있는 야구장은 그간 일회용품 사용이 많았고, 안전상의 이유로 캔 음료도 일회용품에 다시 담아 제공할 때도 있었다.  

또 과거 야구장에는 비닐과 플라스틱 응원도구가 즐비했고 특정 구단 응원단은 검은 비닐봉지를 필수 지참해 열기가 고조되면 마구 흔들며 선수들을 연호하기도 했으며 경기가 끝나면 관객이 일거에 퇴장하면서 일회용품의 분리배출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 ‘2025년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캠페인’이 열린 한화 홈구장 경기장 입구에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에 2017년~2021년까지 5년간 전국폐기물통계조사를 보면, 야구장은 전체 스포츠·레저시설에서 연간 발생하는 폐기물 4만8444톤 중 4381톤으로 9%가량의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11월 이후 이 같은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다. 야구장을 포함한 체육시설을 대상으로 일회용 비닐류 응원용품 사용을 규제하면서 일회용 응원도구는 사라졌고 구장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을 사용하고 음식을 담는 용기도 일회용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

올해도 ‘2025년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캠페인’은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환경부와 금강유역환경청, 전북지방환경청 등이 함께 한화이글스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해서 모처럼 야구장을 찾았다.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서 관객들의 응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특히나 이날은 1, 2위전(LG-한화)이 열리는 최고조의 관심이 쏠린 경기로, 오후가 되면서 조금씩 비가 내렸지만 관람객들은 우산을 쓰고 삼삼오오 몰려들었다.

   
▲ 캠페인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생활 실천 방법에 대한 정책 룰렛 퀴즈를 진행해 기념품을 증정했다./사진=미디어펜

   
▲ 친환경 기념품으로 증정된 ‘나만의 머그컵’을 만드는 진행요원들./사진=환경부 기자단

   
▲ 투명페트병을 재활용한 아웃도어 의류 등을 제작하고 있는 블랙야크 관계자가 시민이 직접 페트병을 투입하면 재생원료 플레이크가 생산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경기가 시작되려면 두 시간 정도가 남은 시점이다 보니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부스에 자연스레 눈길이 갔고, 이미 많은 이들이 환경청의 캠페인 이벤트에 줄을 서서 참여하고 있었다.

‘그린스포츠 캠페인’은 지역사회에 친환경 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환경청에서 매년 추진해 오고 있는 시민 참여형 행사로, 대중교통 이용,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생활 속 미세먼지·오존 저감 등 환경보전 실천과 스포츠가 결합된 캠페인이다.

이날은 지난 5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2025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이기도 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 주요 홍보 메시지로 등장했다.

일일 사회로 나선 한화이글스 응원단장 홍창화MC는 탄소중립 생활 실천 방법에 대한 정책 룰렛 퀴즈를 진행, 친환경 기념품으로 나만의 머그컵, PET 재생원료 활용 메쉬망, 작고 귀여운 캐릭터 인형과 동물 머리띠 등을 증정해 우중에도 긴 줄이 형성되는 등 홍보 효과는 컸다.

페트병(PET) 재생 원료 사용, 일회용품 사용 저감, 여름철(5~8월) 고농도 오존 저감 대책 시행, 통합환경관리제도, 금강유역 수변생태벨트 조성 등 다양한 환경정책 등이 퀴즈 소재로 담기다 보니 환경정책의 전달 효과도 높았다.

   
▲ ‘PET병 자원순환 체험’ 부스에 놓인 시범 페트병 분리배출망./사진=환경부 기자단

   
▲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만들기 홍보, 대전 한화이글스 구장은 총 27개 매장 중 10개 매장에서 다회용컵 두 종류의 사이즈 중 500cc만 사용하고 있다. 다회용컵 1000cc는 추가 제작해 7월부터 공급 예정이라고./사진=환경부 기자단

   
▲ 생활속 실천으로 오존 저감 방안 중 하나인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종이부채 홍보물./사진=미디어펜


또한 투명페트병을 재활용한 아웃도어 의류 등을 제작하고 있는 ㈜비와이이엔블랙야크와의 협업을 통해 시민이 직접 페트병을 투입하면 재생원료 플레이크가 생산되는 ‘PET병 자원순환 체험’ 부스도 운영돼 관람객들의 자원순환 실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을 준비해 온 송호석 금강유역환경청장은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한화이글스 구단과 자원순환 및 탄소중립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확인했으며, 향후에도 야구, 축구, 농구 등 다양한 프로스포츠 경기와 연계해 효과적인 대국민 환경정책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호은 전북지방환경청장은 “전북 현대의 경우 K리그 최초로 작년 9월부터 경기장 내 먹거리 푸드트럭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고, 전북청이 전북도와 함께 관련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지난달 31일에는 전북 현대 홈경기에는 경기장 관람객들에게 친환경교통수단 이용을 홍보하기 위해 수소버스 10를 활용해 관람객 수송을 지원하는 이벤트도 실시한 바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캠페인과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중 비보가 날아들었다. 우천으로 인해 KBO에서 경기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금강청과 전북청의 탄소중립 메시지 확산을 위한 시구와 시타, 야구장 전광판을 활용한 환경정책 홍보 퀴즈 이벤트 등은 시도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시구와 시타자로 나선 양 청장은 탄소중립 핵심 키워드인 ‘1.5’, ‘2050’을 등번호로 활용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 우중에도 불구하고 ‘2025년 탄소중립 그린 스포츠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관람객들./사진=미디어펜

무엇보다 야구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멀리서 원정경기를 온 팬도, 홈구장의 응원열기를 만끽하러 온 이들도 이날의 빅게임은 보지 못했지만 친환경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가치있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랬으면 한다.

결국 이 빅경기는 이튿날인 14일 다시 열려 2-2 무승부로 끝나면서 또 다른 빅매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 같은 그린 스포츠 캠페인에 이어 야구장 다회용기 사용 구장과 매장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야구장 다회용기 국고지원을 올해 3억4000만 원에서 5억2600만 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