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중국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게임 개발과 IP 강화 등 산업 본질에 집중하는 것을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게임사들의 지분 구조가 취약해 중국 자본이 2대 주주로 있는 경우 언제든 회사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상속세를 50~60%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상속의 시기가 오면 경영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분으로 상속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2대 주주로 있는 중국 기업에 경영권을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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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산업 내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다. 주요 게임사들의 지분을 빨아들이고 있어 게임 콘텐츠 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특히 게임이 제조업과 다른 문화 산업의 일부여서 게임 내 배경이나 사상 등에 알게 모르게 중국의 입김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은 조심해야 할 부분으로 여겨진다.
중국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이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시장 중 하나다. 넥슨,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위메이드 등의 일부 IP는 중국 시장에서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자본이 국내 게임 업계에 과하게 유입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텐센트는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텐센트는 중국의 시총 1위(이날 기준 약 809조 915억 원) 기업으로, 다양한 국내 게임들의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와 배틀그라운드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텐센트의 영향력은 지속 확대 추세다. 국내 시총 1위 게임사 크래프톤을 포함해 넷마블, 카카오게임의 2~3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 성공을 거두고 IPO에 성공하며 신흥 강자로 떠오른 시프트업 역시 텐센트와 관련된 기업과 관계돼 있다.
여기에 국내 게임사 맏형 넥슨의 인수를 시도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롬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김정주 넥슨 창업자의 유족과 접촉했으며, 20조 원에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이 최근 상속세와 관련한 문제를 모두 해결한 만큼,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 게임사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고 있어 그 의도에 대해서도 게임 업계 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중국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국내 게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한다는 것 자체에 있어서 이점이 있긴 할 것"이라면서도 "국내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라던가 미래를 생각해보면 산업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은 독이 든 성배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IP 강화를 통해 중국 게임들의 국내 침투를 막고, 북미 유럽 등에 수출하는 것을 통해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텐센트가 국내 게임 업계를 사실상 장악하는 날이 오면 문화 침투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과거 조선구마사는 동북공정 드라마로 불리며 중국 입김이 강하게 들어간 작품으로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다.
중국 자본의 국내 게임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부분도 이와 비슷하다. 중국풍의 게임이 나올 수도 있고, 조선구마사와 같이 동북공정 의혹이 있는 게임 배경이 그려질 수도 있다.
당장은 경영권을 갖고 있지 않기에 간섭을 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회사가 중국 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은 존재한다. 국내 상속법상 상속을 받으면 50~60%의 세금이 붙는데 지분을 팔게 되면 2대 주주가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넥슨 사례처럼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가져오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넥슨의 경우 중국 자본이 기존에 2대 주주가 아니었지만, 현재 2대 주주로 중국 자본이 들어가 있는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오너 2세가 회사를 넘겨 받기보다 중국에 넘어갈 가능성이 더 클 수도 있다.
학계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게임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한국게임학회 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텐센트의 넥슨 인수 시도는 단순한 민간 기업 간 거래가 아니라, 대한민국 핵심 산업에 대한 조직적 지배 시도"라며 "이 사안은 정부가 결코 중립적으로 방치할 수 없는 국가 안보적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국회가 이번 텐센트 사태에 대한 문제인식을 공유하기를 촉구하며 차제에 제도적인 방어책을 강구하기를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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