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저가 수입재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 결과가 다음 달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내에서는 20%대의 반덤핑 잠정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저가 수입재 유입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후판과 열연강판에 이어 냉연도금재, 컬러강판, 특수강봉강 등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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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에서 생산한 열연강판./사진=포스코 제공 |
◆열연강판도 저가 수입재 유입 감소 기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최근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의 반덤핑 예비조사 일정을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예비조사 기간은 이달 4일까지였으나 이번 연장 결정에 따라 오는 8월 4일까지 늘어났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이 국내 시장에 저가로 유입돼 철강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덤핑 제소를 제기했고, 무역위원회는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번 연장 결정으로 이르면 7월 말에는 예비조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 대의 높은 잠정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산·일본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열연강판에 앞서 반덤핑 예비조사 결과가 나온 후판의 경우 지난 4월 24일부터 반덤핑 관세가 최대 38.02% 부과되면서 수입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달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후판은 6만2000톤으로 지난해 5월 16만7000톤에 비해 62.9% 급감했다.
후판 사례처럼 열연강판 역시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들어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 유입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많은 물량이 들어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은 143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167만3000 대비 14% 감소했다.
그러나 반덤핑 예비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중국산 열연강판은 24만 톤이 수입돼 지난해 5월 17만5000톤보다 37.1% 증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7월 말이나 8월 초 무역위의 반덤핑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중국산 열연강판은 유입이 더 늘어날으로 보인다”며 “결국 저가 수입재를 막기 위해서는 높은 반덤핑 관세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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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제강그룹 동국씨엠 부산공장 전경./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
◆반덤핑 제소 줄줄이…수익 개선 전망
철강업계는 후판과 열연강판에 이어 도금·컬러강판, 특수강봉강도 반덤핑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동국제강그룹은 중국산 도금·컬러강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에 나선 상태다. 동국제강그룹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을 점차 잠식하고 있으며, 국내 철강업체들이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달 중으로 무역위에 반덤핑 조사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세아그룹 내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도 중국산 특수강봉강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준비 중이다. 자동차·조선·기계 등의 부품으로 주로 사용되는 특수강봉강 역시 저가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늘어나면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잇따라 저가 수입재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추진하면서 향후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덤핑 관세 부과로 수입재와도 가격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 속에서도 국내 시장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며 시장 경쟁력 회복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후판에 단순 코팅을 한 뒤 다른 제품으로 둔갑시켜 국내로 유입된 사례도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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