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 7만대 돌파…사상 첫 내연차 추월
테슬라·BYD 등 수입차 약진…국산 전기차도 60% 가까이 성장
하반기 신차 22종 중 절반이 EV…시장 주도권 경쟁 격화 전망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친환경차 판매가 내연차를 앞지르며 전기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캐즘을 완전 돌파하기 위한 신차 공세로 하반기 반전을 꾀한다. 하반기 점유율 싸움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에서 친환경차는 7만35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0% 늘며, 내연기관차(6만8354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친환경차 비중은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차가 5만614대, 전기차 2만1445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1360대, 수소차 92대가 각각 판매됐다.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60.3%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 더 기아 PV5 카고, 패신저 외장./사진=기아 제공


국산 전기차 판매도 58.8% 급증했다. 캐스퍼EV, 무쏘EV, EV4 등 다양한 차급의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수입 전기차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테슬라는 '모델Y 주니퍼' 신차 효과에 힘입어 6570대를 판매, 전년 대비 57.7% 증가했다. 중국 BYD의 '아토3'는 4월 543대, 5월 513대 등 두 달 연속 500대 이상 실적을 이어가며 국내 시장 안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이 같은 흐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수요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 이를 기점으로 완성차업계는 하반기 전기차 신차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 주요 모델 22종 가운데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는 11종에 달한다. 세단, 고성능차, PBV 등 차급과 용도를 다변화해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더 뉴 아이오닉 6'와 고성능 모델 '아이오닉 6 N', 7년 만에 완전변경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하반기 출시한다. 아이오닉 6 부분변경 모델은 배터리 용량을 84㎾h로 늘려 1회 충전 주행거리 568㎞를 확보했고, 넥쏘는 최대 720㎞를 주행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보조금 적용 시 넥쏘 실구매가는 3000만 원대 후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기아는 지난 9일부터 전기 PBV 'PV5'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승용형 패신저 모델은 358㎞, 상용형 카고 모델은 377㎞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과 전기차 세제 혜택을 적용할 경우 지역별로 패신저는 3000만 원 중후반, 카고는 2000만 원 중후반대부터 구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코리아는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전기 SUV '세닉'을 오는 8월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며, BMW는 iX 부분변경 모델, 아우디는 A6 e-트론을 통해 프리미엄 전기차 수요를 공략한다. BYD는 고성능 전기 세단 '씰(Seal)'을 앞세워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전년 대비 확연하게 회복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신차 효과와 보조금, 인프라 확충이 맞물릴 경우 본격적인 캐즘 탈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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