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20일 압구정2구역 입찰 불참 공문 발송…"입찰조건 제한"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 포기를 선언했다.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삼성물산의 불참 선언에 따라 오는 26일 현장설명회를 열어 입찰 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던 압구정2구역 조합도 계획된 시공사 선정 절차에 변수를 맞게 됐다. 

   
▲ 압구정 S.Lounge 전경./사진=삼성물산
20일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에 입찰 불참 공문을 발송했다. "이례적인 대안설계 및 금융조건 제한으로 인해 당사가 준비한 사항들을 제시할 수 없다"며 사실상 조합의 입찰조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대안설계 범위 대폭 제한 △모든 금리 CD+가산금리 형태로만 제시  △이주비 LTV 100% 이상 제안 불가 △추가이주비 금리 제안 불가 △기타 금융기법 등 활용 제안 불가 등 입찰 지침을 통과시킨 바 있다. 현 입찰 지침으로는 구상해 왔던 '월드클래스 설계' 등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이 어렵다는 게 삼성물산의 입장이다. 

압구정2구역 조합 관계자는 삼성물산 불참과 관련한 조합의 공식입장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고, 언론 대응은 하지 않는 게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초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 구도가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양사는 상표권 출원, 라운지 등을 설립하며 일찌감치 물밑 작업을 벌여왔으나, 삼성물산이 갑작스러운 입찰 포기를 선언하면서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시정비사업은 2회 이상 입찰이 유찰되면 관련법에 따라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해진다. 1, 2차 입찰 모두 현대건설만이 참여할 경우 시공사 선정이 수의계약을 통한 무혈입성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는 8월 11일인 입찰 마감일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조합이 경쟁수주를 위해 삼성물산이 제기한 부분을 수용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공고 취소 후 재공고를 하거나 현재 공고대로 1차 입찰을 진행 후 공고를 수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건을 바꿔 재공고에 나선다면 입찰 참여가 유력한 현대건설의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또 1차 입찰 이후 공고가 수정되면 입찰이 처음부터 다시 진행돼 사업이 지연된다. 그런만큼 압구정2구역 조합의 향후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9·11·12차로 구성된 압구정2구역은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71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달 18일 공고를 내며 압구정아파트지구 중 가장 먼저 시공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입찰 마감일은 올해 8월 11일로, 공사비만 2조 7488억 원에 달하는 올해 '최대어' 정비 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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