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대비 이자보상비율도 악화…총자산 회전율 0.77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지난해 건설업에서 성장·수익·안정성 등의 지표가 모두 하락했다. 고금리와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난항을 겪은 건설업계 현주소가 지표로 나타난 것으로 정부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 건축 경기 부진으로 지난 1분기 국내 건설공사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20% 이상 급감했다. 사진은 19일 서울 성북구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2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의 '2024년 건설업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3.22%를 기록해 전년(4.76%) 대비 하락세로 전환했다.

총자산 증가율은 지난해 7.99% 대비 절반 이하 수준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새로운 투자가 힘들어졌음을 나타낸다.

수익성 지표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183.0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216.76%) 대비 33.68% 하락한 수치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3.25%→3.06%)과 매출액 영업 이익률(3.03%→3.02%)도 축소됐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나타내는 5개 지표가 모두 전년 대비 악화된 것이다.

또한 부채비율은 115.80%에서 117.95%로 늘었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24.45%에서 25.78%로 상승했다. 단기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152.85%에서 151.38%로 하락해 안정성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건설업과 함께 실물 기반 산업이며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은 지난해 성정성과 수익성이 모두 전년 대비 개선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매출액 증가율은 2023년 -2.72%에서 지난해 5.16%로 상승 전환하는 등 하락 전환한 건설업과 반대였다.

총자산 증가율(7.31%)도 전년 대비 0.53% 확대돼 상승 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한 건설업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자보상비율은 178.82% 상승한 468.57%로 집계돼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도 대폭 개선됐다. 다만 부채비율(70.07%)과 차입금의존도(20.69%)는 각각 1.86%, 0.19% 상승하는 등 안정성은 제조업과 비슷하게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이에 따른 건설업의 지난해 총자산 회전율은 0.77로 제조업의 0.80대비 0.03 낮았다. 총자산 회전율은 매출액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동일하게 자산 100원을 투입했다고 가정했을 때 제조업은 80원을, 건설업은 77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올해 1분기에도 건설업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상반기 건설지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 투자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26조865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조2172억 원(21.2% 하락) 감소한 수치다.

감소 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의 7조3211억 원(24.2% 하락) 이후 분기 기준으로 처음으로 20% 이상이었다.

지난 1월부터 6월 20일 기준으로 종합건설업 폐업 신고는 모두 306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8% 늘어난 수치다.

건산연 관계자는 "건설 산업은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고 "새 정부에서는 산업 활력 저하가 우려되는 규제 신설 등은 정책 추진 이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중장기적 관점의 활성화 전략을 마련해 일관되게 추진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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