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자동차 제작사가 주문·생산한 OEM부품과 국가 인증을 받은 품질인증부품 간 성능 차이가 사실상 없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가격은 최대 40%가량 저렴해 운전자들의 수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22일 품질인증부품과 OEM부품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속·저속 충돌 시험 결과를 공개하며 양 부품 간 안전성과 손상성에 실질적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은 소비자 인식 개선과 보험 수리 확대를 위한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OEM부품 위주로 부품이 공급되고 있어 자동차보험 수리 시 품질인증부품·중고부품 등 비순정부품 비중은 전체의 약 0.5%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품질인증부품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보급은 더딘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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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제작사가 주문·생산한 OEM부품과 국가 인증을 받은 품질인증부품 간 성능 차이가 사실상 없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하다./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
시험에는 2017년식 그랜저IG 차량이 활용됐으며, 프런트 범퍼와 펜더를 각각 품질인증부품과 OEM부품으로 장착한 뒤 고속(시속 56km) 충돌 실험을 진행했다. 성인 여성 더미를 활용해 머리·가슴·다리 등 신체 부위별 상해 가능성을 측정한 결과, 두 부품 모두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중상 가능성이 10% 이하라는 의미다.
저속(시속 10km) 충돌 시험에서도 손상 부위와 수리 필요 범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손상 부위인 프런트 범퍼와 펜더 모두 교환 수리가 필요했으며, 부품 간 손상 정도는 유사했다.
가격 경쟁력도 확인됐다. 품질인증부품은 OEM부품 대비 국산차는 35%, 외산차는 4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보험사고 건당 평균 부품비는 국산차가 62만9000원, 외산차는 238만5000원에 달해 외산차일수록 절감 효과가 크다.
보험개발원은 "품질인증부품 사용을 확대하면 보험 수리비를 줄여 보험료 할증도 최소화할 수 있고, 전체 보험료 인하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품질인증부품이 '신부품' 범주에 포함되면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 상태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는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차량 수리비 청구·손해사정 시스템인 AOS를 통해 정비업체들이 품질인증부품 재고정보를 직접 조회할 수 있게 된다. 현장의 접근성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창언 원장은 "이번 충돌시험 결과가 품질인증부품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고,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품질인증부품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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