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전 낙폭 만회하며 3000선 회복…달러환율 불확실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주말간 불거진 중동발 악재가 전 세계 자금 흐름을 경색시킬 메가톤급 악재로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오전에 비해 증시 낙폭은 제한되며 코스피 지수는 다시 지난 20일 도달했던 3000선에 복귀했다. 미국 선물지수 역시 소폭 하락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결정적인 변수에 대해선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주말간 불거진 중동발 악재가 전 세계 자금 흐름을 경색시킬 메가톤급 악재로 부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투자업계와 각종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갈등에 직접 개입하면서 사태 추이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2주간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격을 보류하겠다’는 입장과 달리 지난 21일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포르도에 벙커버스터 12발을 투하해 이란 핵시설을 성공적으로 공격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스파한과 나탄즈에도 벙커버스터가 투하됐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번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전부이며 이란 정권교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핵시설 피해는 별로 없고 중동 내 미국 기지에 대해 보복하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내며 맞대응했다. 결국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도시에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중동 사태의 확전 가능성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려는 조짐이다.

이번 사태 최고의 변수로 손꼽히는 것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다. 이란이 만약 전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120~13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물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미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결의한 상태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국가안보회의 승인 여부에 달려 있다. 즉, 하메네이의 의중에 이번 사태의 향방이 달려 있다는 뜻이다. 시장은 아직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봉쇄 가능성을 높게 보진 않고 있으나, 지금까지도 ‘설마’ 했던 일들이 전부 현실화되고 있는 중이라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떻든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우선 정작 갈등의 당사자인 이스라엘의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텔아비브 증권거래소는 이스라엘 주요 주가지수인 텔아비브 125지수(TA125)가 일요일에도 1.8% 이상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증시는 일요일~목요일 운영된다.

미국보다 먼저 개장한 아시아 증시의 경우도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우선 한국 증시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2970선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조금씩 회복돼 오후 들어서는 다시 3000선을 회복했다. 

니케이225 지수 역시 0.3% 정도 조정에 그치고 있으며 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구 역시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오히려 이번 사안이 중동발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단적 시나리오보다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강화 또는 역내 미군 시아파 민병대(친이란) 간의 충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더라도 장기간 봉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전쟁에 나서는 국가가 스스로 재원(에너지 판매)과 보급선을 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면서 “당장 유가는 연고점 돌파를 시도하겠지만 추후 실질적인 공급 차질 부재와 OPEC플러스의 증산, 그리고 미국 셰일의 회생으로 다시 안정권인 WTI 75달러 이내에 회귀할 것이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변수 중 하나인 환율의 경우 당분간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KB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1352원까지 빠르게 하락한 달러·원 환율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1380원까지 반등했다”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달러 강세-원화 약세 영향이 예상되며 1차로 1400원 지지 여부를 주목하는 가운데 유가에 연동된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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