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리브랜딩 작업에 착수하면서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그룹의 레저·숙박 자산과 항공 노선을 연계한 브랜드 전략을 펼치며 본격적인 시너지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4일 서울 김포공항 인근 항공훈련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및 대표이사 교체를 포함한 대명 체제 조직 개편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0일 대명소노와 티웨이항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으며, 대명소노는 약 25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54.7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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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티웨이항공 제공 |
◆ 장거리 노선 확대…레저 연계 항공 전략 본격화
대명소노는 이번 인수를 통해 티웨이항공의 기존 LCC 모델에 자사 호텔·리조트 자산을 결합한 관광 특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사가 보유한 호텔·리조트 등 레저 인프라와 항공 노선을 연계해 관광 수요를 창출하고 이를 실질적인 매출로 연결하는 구조다. 기존 LCC들이 운임 경쟁 중심의 수익모델에 의존해온 것과는 뚜렷한 차별화 전략이다.
노선 전략도 재편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미주 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선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에서 일부 유럽 노선을 이관받아 운영 중이며, 이를 포함해 중장거리 중심의 노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동남아·일본 등 단거리 노선 위주였던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글로벌 중장거리 노선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전략은 티웨이항공의 체질 개선은 물론 LCC 시장 전반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광·숙박·항공을 포괄하는 수요 창출형 모델은 가격 중심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티웨이항공이 전통적 LCC의 한계를 넘어선 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 실행을 위한 조직 개편도 가속화되고 있다. 오는 24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명소노 임원 9명이 티웨이 이사회에 합류할 예정이며, 지난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정홍근 대표는 퇴진 수순을 밟는다. 대명소노 항공사업 TF 소속 이상윤 전무, 안우진 전무, 서동빈 상무 등이 신임 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리더십 전환과 함께 경영 방향도 대명 체제 중심으로 본격 전환될 전망이다. 사명 변경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명소노는 '소노항공', '소노에어' 등 관련 상표권을 선등록한 상태다.
한편 티웨이항공의 재무건전성 회복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유럽 노선 확대와 인력 확충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799%에서 올해 1분기 4353%로 치솟았다. 대명소노는 밴쿠버 등 장거리 노선의 실적 회복을 통해 재무 리스크 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채용 확대·시장 재편 가속…'3강' 구도 고착화
조직 전환과 외형 확장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대규모 채용에도 나섰다. 이달 말까지 A330 부기장, 정비사, IR·IT·탑재·램프 운영 등 일반직을 포함해 정보보호 책임자(CISO) 등 전 부문에서 신입 및 경력직 인력을 모집 중이다. 특히 중장거리 노선 확대에 따라 조종 및 정비 인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2026년 통합 진에어(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법인)가 공식 출범하면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항공으로 구성된 '3강' 체제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 진에어는 항공기 57대, 연 매출 2조8000억 원 규모로 현재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을 앞지를 것으로 보이며, 티웨이항공 외형 성장과 체질 개선을 병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 LCC 사업자들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무안공항 사고 이후 정비 시스템 강화, 항공기 직접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수익성 낮은 노선 감편 등 내실 위주의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향후 매각 역시 변수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단행할 경우 항공기 70대 규모의 초대형 LCC가 탄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중장거리·프리미엄 좌석 전략을 내세우는 에어프레미아도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LCC 모델과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유지하며, 향후 노선 전략에 따라 주요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의 리브랜딩은 단순한 인수합병이 아니라 LCC 시장의 수익 구조와 경쟁 방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기존 사업자들이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항공 업계의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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