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 = 정재영 기자] “지금은 니 생각, 니 주장, 니 느낌 다 필요없어!”
취업만 하면 인생을 제대로 즐기리란 생각을 한 초년생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하는 게 바로 사회다. ‘열정’를 강요하며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초년생의 슬픔과 치열함을 다룬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네’감독 정기훈)가 올 가을 사회 초년생들의 공감을 자극한다.
‘열정’에 등장하는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분)은 첫 출근 단 3분만에 그 모든 환상이 무너지는 처참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사회생활에서 상사들에게 이른바 '탈탈 털리는 먹잇감'이 됐다.
도라희을 보면 단순히 ‘연예부 기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아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기훈 감독은 가십의 중심의 ‘연예부 기자’라는 소재를 통해 모든 직장인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낸 것이다.
이 영화는 원래 조직생활에서 일정 부분의 아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인턴, 사원 뿐만 아니라 상사도 상사대로, 오너는 오너대로 각자의 고충이 있다는 것 점을 꼬집어 내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괴로움을 어떻게 해결하고 협력해 나가냐’는 것에 있다.
극 중 박보영과 정재영의 이 두 사람 관계의 갈등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어진다. 무서운 상사 하부장(정재영 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도라희, 신입인 도라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하부장. 두 사람의 충돌은 모든 직장인들이 상사에게 ‘쪼임’을 받고 있다면 충분히 공감할만 하다.
두 사람의 갈등이 ‘휴머니즘극’으로 표현되면서 관객은 어느 덧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쩌면 사회생활은 실제로 '휴머니즘극'일 수도 있다. 우리는 출근부터 퇴근까지 험난한 순간과 지리멸렬한 상황과 언제든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직장생활 안에는 환희와 성취의 시간들도 포함돼 있기에 위기, 고통, 아픔과 함께 사회생활은 한 개인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휴머니즘의 본질이 '자기를 초월함으로써 자기를 실현해나가는 것'이 맞다면 영화 속에서 도라희는 하부장을 비롯한 상사들을 통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성장해 간다는 것도 명확한 사실이다. 비록 그 성장에는 쓰디쓴 아픔이 깔려 있을지라도 말이다.
하부장의 ‘쪼임’에는 그러만한 이유가 있고, 후임의 애환에도 그럴만한 사연이 있기에 결국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두 사람이 함께있기에 양쪽 날개를 펼치며 더 비상할 수 것이 아닐까.
두 사람의 철학은 똑같진 않지만, 모두 각자의 철학대로 ‘열정’을 가지고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점에서 닮아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인간적인’ 두 사람의 충돌이 이 영화의 극적인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는 관전 포인트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소주 한잔 생각이 났으면 좋겠어요"라는 정기훈 감독의 말처럼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소주 만큼 쓰고도 달다. 이 영화를 본다면 ‘어찌됐건 사회는 결국 ‘열정’이 없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한번 더 깨달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당신의 열정을 응원하고 동시에 격려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힘이 되어줄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는 오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