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FDA(식품의약국)이 2025년 신약 심사에서 동물실험 의무화를 폐지하면서 대체할 기술로 오가노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기술은 신약 개발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윤리적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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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xHere |
24일 업계에 따르면 FDA의 동물 실험 단계적 철폐에 따라 오가노이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와 규제기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물실험은 오랜 기간 신약 개발 과정의 필수 단계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동물과 인간의 생리적 차이로 인해 실험 결과가 실제 임상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면서 대체 기술의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신약 개발의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도 동시에 지적돼왔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나 장기 유래 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해 실제 인체 장기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갖춘 ‘미니 장기’다. 동물 실험에서 지적되던 윤리적 문제를 넘어 신약 개발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오가노이드는 인간 세포를 이용해 실제 인체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약물 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FDA는 오가노이드와 인실리코(컴퓨터 모델), AI(인공지능) 등 인간 중심의 대체 기술을 공식 인정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가노이드 기반의 신약 개발과 독성 평가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오가노이드와 AI 분석 플랫폼을 도입한 이후 임상 1상 실패율이 크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로슈, GSK 등 주요 제약사들도 오가노이드 기술을 신약 후보 물질 선별, 독성 평가, 임상시험 설계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바이오 기업들이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개발과 맞춤형 치료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JW중외제약, 대웅,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템퍼스AI와 협력해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을 가속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사는 종양학 분야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 검증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암 적응증에 대한 연구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JW중외제약은 템퍼스AI가 보유한 임상 기록, 병리 이미지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해 자사의 신약후보물질을 정교하게 평가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검증할 계획이다.
템퍼스AI는 실제 암 환자 종양에서 유래한 다양한 오가노이드 모델을 제공한다. 해당 모델들은 환자의 종양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며, 템퍼스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술인 xT를 통해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연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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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신규 서비스 '삼성 오가노이드' 론칭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6일 CDMO(위탁개발생산)을 넘어 CRO(임상시험수탁)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삼성 오가노이드'를 론칭했다. 고객사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협업해 '조기 락인' 효과를 겨냥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에 주력한다. 이를 통해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윤리적 문제 등의 단점을 안고 있었던 기존의 세포 또는 동물 모델을 활용한 후보물질 스크리닝을 대체해나간다는 구상이다.
대웅은 산업통상자원부 2024년 소재부품기술개발 과제에 ‘오가노이드 재생 치료제 대량 생산 기술 개발’이 선정되면서 생산성에 집중한다. 과제는 △핵심 소재·배양 용기 개발 △생산 모니터링·품질평가 부품 개발 △대량 생산 자동화 공정 기기 개발 등 3개 세부 과제로 구성된다.
대웅은 1세부 주관 및 전체 총괄을 맡아 소재 국산화와 자동화로 오가노이드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목표로 한다. 또한 대웅은 본 과제의 총괄 기관으로서 각 연구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원활한 과제 수행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대웅은 "과제의 체계적 진행과 성과 도출을 위해 분기별 정기 회의와 연구 세미나를 통해 연구 상황을 심도 있게 점검하며 협력 기관들의 연구 역량을 독려하고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는 2024년 10억 달러(약 1조3678억 원)에서 연평균 22% 성장해 오는 2030년 33억 달러(약 4조5137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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