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매파 보먼 연준 부의장, 7월 인하 가능성 제기
온건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7월 인하 언급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서만 기준 금리를 네 차례 동결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오는 7월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 제기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사진=연준 홈페이지


23일(현지 시간) 연준 내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진 인사 가운데 가장 ‘매파’(기준금리를 인상해 물가를 안정시키자는 통화긴축파)적 인물로로 꼽히는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이 이르면 오는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먼 미 연준 부의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물가 압력이 억제된 상태로 유지된다면 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돌리고 건강한 고용 시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무역 관련 상황 전개나 기타 요인들로부터 의미 있는 경제적 영향을 보지 못했다”면서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지속해서 회복력을 보여왔다”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황을 두고선 “높은 관세로 인한 재화 가격 상승 압력은 다른 요인들로 상쇄되고 있다”면서 “또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기저 추세는 현재 지표에서 보이는 것보다 연준의 2% 물가 목표에 훨씬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보먼 부의장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공개 석상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던 강성 매파 인사였다. 

앞서 연준이 미 대선을 앞둔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을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중 유일하게 50bp 인하에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25bp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FOMC 회의에서 반대의견이 나온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취임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연준 내 ‘온건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CNBC 인터뷰에서 오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월러 이사는 FOMC 구성원 중 온건한 매파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이다. 월가에서는 그가 공개 발언을 할 때마다 기존 발언 대비 입장 변화가 있는지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지속하던 2023년 11월 월러 이사가 기존의 매파적 입장을 철회하는 발언을 하자 월가가 이를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연준 인사들의 금리 조기 인하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은 7월 내지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여 반영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지난 20일 85%에서 이날 정오 무렵 77%로 낮췄다. 9월 16∼17일 FOMC 회의까지 현 4.25∼4.50% 금리를 유지할 확률은 지난 20일 30%에서 이날 18%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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