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상승 시기 늦춰져… 장마 이후 피해 가능성 커
수산과학원 “폭염·강우 집중 시 피해 확대 우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올해 진해만에서 산소부족 물덩어리의 첫 발생 시점이 예년보다 20일가량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늦게 상승하면서 저층 해수의 산소 감소 시점도 늦춰졌다는 분석이다.

   
▲ 국립수산과학원 전경./사진=수과원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진해만에 설치된 실시간 해양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표층 수온이 5일 이상 빠르게 오르면 저층의 산소가 급격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24일 밝혔다. 표층과 저층 사이의 혼합이 약해지면서 산소가 저층으로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5월 17일부터 닷새간 표층 수온이 16도에서 22도로 상승한 뒤 20일에 저층에서 첫 산소부족 현상이 감지됐고 23일에는 공식 속보가 발효됐다.

반면 올해는 표층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되다가 6월 5일부터 5일 동안 18도에서 24도로 상승하면서 8일에 첫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관측됐다. 수과원은 이처럼 수온 상승 시기가 늦어진 것이 발생 시점 지연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진해만 서부 해역인 진동만, 당동만, 원문만, 고현만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하지만 장마 이후 세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 시작이 빨라지고 국지적 호우가 자주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강수 이후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 해수층 간 경계가 강해지고 이로 인해 저층 산소 부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폭염과 강우가 겹치면 산소부족 현상이 강하게 발생하고 장기화될 수 있다”며 “실시간 관측과 현장조사를 병행해 정보를 신속히 전달하고 양식생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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