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고우석이 방출의 아픔을 딛고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을 게속 이어가게 됐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자유계약선수(FA)인 우완 투수 고우석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고 공지했다. 고우석은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트리플A팀 잭슨빌 점보쉬림프에서 지난 18일 전격적으로 방출된 후 6일 만에 새로운 소속팀을 찾았다.

고우석이 잭슨빌에서 방출됐을 때만 해도 국내 유턴이 유력하게 전망됐다. 고우석은 지난해 미국 무대로 진출 후 부진과 부상으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못하고 마이너리그에서만 머물다 방출됐다. 여건상 고우석은 메이저리거가 되는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LG 트윈스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는 굳건했다. 계약할 수 있는 팀을 찾아 나섰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이며 디트로이트에서 다시 한 번 꿈을 향한 도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 고우석이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미국 잔류를 선택했다. 사진은 샌디에이고에 입단해 메이저리거가 되는 꿈에 부풀어 있던 시절 고우석.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페이지


LG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은 2023시즌 LG의 통합우승을 이끈 뒤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보장 450만달러,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해 메이저리거가 되는 희망에 부풀었다.

하지만 미국 진출 후 고우석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2024시즌 샌디에이고의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해 마이너리그에서 첫 시즌을 맞았고, 그 해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마이애미에서도 방출 대기 명단에 오르는가 하면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되는 등 순탄치 않은 생활이 이어졌다.

올해 초청 선수 신분으로 마이애미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빅리그 승격을 노렸지만 섀도우 피칭 훈련 중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5월부터 실전 피칭에 나선 고우석은 루키리그부터 시작해 트리플A까지 빠른 단계를 밟아 빅리그 데뷔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잭슨빌 소속으로 트리플A에서 5경기 등판해 총 5⅔이닝을 던지며 6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59의 좋은 성적을 냈다. 빅리그 콜업을 기대하고 있을 때, 돌연 충격적인 방출을 당했다.

고우석이 LG 복귀 대신 디트로이트에서 재도전을 하게 된 것도 최근 트리플A 등판에서 이처럼 좋은 구위와 피칭 내용을 보여줘 자신감을 회복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과 계약한 디트로이트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로 잘 나가고 있다. 가을야구 진출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에서 불펜진이 다소 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월드시리즈 대권 도전을 위해 불펜 전력 보강이 필요했던데다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헐값에 영입이 가능했다.

최근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고우석이기에 디트로이트는 충분히 영입할 가치가 있는 불펜 자원으로 판단한 듯하다. 고우석으로서도 메이저리그 데뷔 기회를 바라보고 마이너리그 계약을 감수할 만했다.

고우석 방출 소식이 들렸을 때 내심 복귀하기를 바랐던 LG는 다소 허탈하게 됐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통해 미국으로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 복귀할 경우 LG와만 계약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는 고우석이 돌아올 경우 불펜 전력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고우석의 마이너리그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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