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국내 여신금융전문회사가 조달비용 증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성장 정체에 놓인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신금융협회는 2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 대강의실에서 ‘여전사 해외 진출 전략과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여신금융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새롭게 재편되는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글로벌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모색하는 여전사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전략 마련을 위해 열렸다.

첫 번째 발표자인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국내 여신금융사의 인도네시아·라오스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내수시장 한계 극복을 위해 인도네시아와 라오스 자동차 금융시장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여신금융협회 CI./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인도네시아는 자동차 구매의 70~75%가 할부금융을 이용하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며, 라오스는 시장 규모가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차량 판매 대수는 약 100만대 가량을 기록, 디지털 금융 및 전기차 금융 수요 또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오스 자동차 등록 대수는 연평균 8~9%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환 정책과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서 교수는 “인도네시아와 라오스 모두 현지 시장지배력이 높은 업체와의 협력, 인수 또는 지분투자 방식이 효과적이며,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와 현지 규제·위험 대응전략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사업 로드맵 구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배승욱 벤처시장연구원 박사는 ‘국내 캐피탈사의 우즈베키스탄 여신금융 진출전략-리스 할부금융 및 MFO 시장을 중심으로’를 통해 “일반 및 중소기업 대출, 리스, BLPL(선구매 후결제, Buy Now Pay Later) 등 소매여신 상품 수요의 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우즈베키스탄 진출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 박사는 “우즈베키스탄은 고성장·저부채 구조와 더불어 신용 침투율이 38.8%에 불과한 ‘블루오션’이며, 은행 민영화·WTO 가입 등 개혁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생산성 향상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확대 등에 따른 금융시스템 효율 제고도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캐피탈사는 △차량·장비 중심 금융리스 시장 선점 △MFO(Micro-Finance Organization) 인가를 통한 소액 할부·소매금융 진입 △BNPL 핀테크와의 전략적 제휴 △데이터 현지화 기반의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등 네 갈래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태준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여전사 해외진출 현황 분석과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여전사는 오랜 기간 해외시장 개척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성과 미흡의 원인으로는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현지 자금조달 어려움, 인력관리의 비효율성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으나 무엇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본질적인 한계였다”고 지적했다.

또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축적된 소비자 중심 상품·서비스를 기반으로, 캡티브(captive) 전략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맞춤형 금융상품 공급 등 여신금융업권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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