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해양수산부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극한지 스마트 관측 시스템’이 남극 현장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극한 환경에서의 실시간 무인 관측과 자동 데이터 회수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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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 작업 테스트 중인 극한지 이동 로봇./사진=해양수산부 |
기존에는 남극의 혹한과 극야, 위험 지형 탓에 연구자가 1년에 한 번 직접 방문해 장비를 점검하고 데이터를 수동 회수해야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협력해 지난 2021년부터 ‘극한지 개발 및 탐사용 협동이동체 시스템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에 실증을 마친 관측 시스템은 △관측소 5곳 △자율 로봇 △관제 거점 △IoET 기반 무선통신망으로 구성됐다. 눈 속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를 탐지·회피하며 자율 이동하는 로봇이 관측소를 점검하고,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기지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한다. 특히 고해상도 지반 레이더, 저온 전력관리 기술 등 극지 특화 기술이 적용돼, 영하 50도 이하에서도 초당 10메가비트 이상의 전송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실증은 2023-24년과 2024-25년 두 차례에 걸쳐 남극 장보고과학기지에서 약 2개월간 진행됐다. 이주한 박사(극지연구소), 백승재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최영호 박사(한국로봇융합연구원)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으며, 동시에 3대 이상의 로봇이 작동해도 관측과 점검이 원활히 수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시스템 구성 요소가 지난해 말 ‘극한지 데이터 수집 시스템’으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표준으로 제정됐다고 밝혔다. 신뢰성과 확장성을 모두 인정받은 셈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극지연구소의 극지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단계적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향후에는 세종과학기지와 북극 연구거점, 남극 내륙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산업화와 국제 공동탐사로의 확장도 추진될 예정이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람이 가기 힘든 지역에서 자율 운용이 가능한 통합 관측 시스템의 성능이 확인됐다”며 “극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연구가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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