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최근 급물살을 타면서 은행권에서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데 이어 시중은행에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상표권 등록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금융안정과 경제 전반에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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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논의가 최근 급물살을 타면서 은행권에서도 스테이블 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전날 HanaKRW, KRWHana 등 16개 상표의 출원을 신청했다. 하나은행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 가입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협의체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진행과 국내외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 KBKRW, KRWN, KRWKB, KRWL, KKRWB, KRWW 등 모두 17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원화를 뜻하는 KRW에 KB 등을 조합한 상표는 스테이블코인 금융거래업, 전자이체업, 전자지갑 결제서비스업 등으로 분류됐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날 BKRW, KRWB, KKBKRW, KRWKKB 등 총 4개의 상표를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암호화폐 금융거래 업무, 암호화폐 채굴업 등 3개 분류로 나눠 상표권 12건을 출원했다. 상표는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뱅크를 뜻하는 'KKB' 등을 조합한 형태다. 카카오페이도 지난 17일 KRW에 카카오페이의 K, P 등을 조합한 상표권 'PKRW, KKRW, KRWK, KRWP, KPKRW, KRWKP' 등 6개 상표를 3개 상품 분류로 나눠 18건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행보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상표권을 선점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국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이 발의되는 등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유통을 대선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국내외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관련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 금융안정과 경제 전반에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시가총액은 5월말 2309억달러(주요 스테이블코인 10종 기준)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시장 내 주요 거래 수단으로 정착된 데 따른 결과다. 가상자산 거래에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된 비중은 2017년 12월중 7.9%였으나, 올해 5월중 84.0%로 급증했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코인런·외환거래 및 자본 유출입 리스크와 통화정책 유효성 제약 등의 부작용도 제기된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 및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디페깅 및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해 코인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단기자금시장 충격 및 은행 유동성 리스크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기축 통화국에서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경우 환율 변동성 및 자본유출입 확대 등 외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보편화될 경우 통화의 신뢰성 저하, 은행의 신용창출기능 약화 등이 발생하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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