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마지막 퍼즐 놓고 양사 고소전 이어가
삼성 "대우, 조합원에 향응 제공" 주장...매출전표로는 반대 상황
조합 "세세한 홍보 운영계획과 감시반 활동 강화해 공정경쟁 견인"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시공사 간 다툼으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시공사 선정 입찰 전부터 고소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조합은 난감한 입장이다. 수주를 위해 국내 최고 건설사들의 치열한 다툼은 기쁘지만 과열경쟁은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맞붙은 개포우성7차./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장맛비가 거센 바람을 타고 내리던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 사무실. 짙은 색깔의 양복을 입은 삼성물산 도시정비사업팀 관계자들이 조합을 찾았다. 전날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제출한 제안서 등을 조합에 설명하기 위해서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맞붙게 된 개포우성7차는 개포택지개발지구 마지막 퍼즐로 불리고 있다. 1987년 준공된 개포우성7차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4층, 15개 동 802가구를 지하 5층~지상 35층, 총 1122가구 대단지로 바꿀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을 끼고 있는 역세권 단지인 데다 용적률이 157%로 낮아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포지구 노른자이다 보니 입찰을 앞두고 복수의 대형 건설사가 홍보관을 열어 조합원을 만나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 대우건설과 함께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을 예상했지만 결국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맞대결이 벌어지게 됐다. 

개포우성7차 조합은 경쟁수주 성사에 기뻐하고 있다. 건설사간 경쟁으로 인해 조합에 유리한 시공조건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주의사를 밝힌 건설사들이 국내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곳이다. 조합 관계자는 "요즘은 강남 단지라도 유찰되거나 수의계약이 많다"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참여에) 조합원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찰 마감을 앞두고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두 건설사가 서로를 경찰에 고소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삼성물산은 대우건설 협력사 소속 직원 A씨를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가 조합원 B씨에게 식사를 사주는 불법 홍보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삼성물산 홍보요원이 A씨와 B씨를 미행해 불법 촬영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맞고소했다. 

일각에서는 건설사 간 심각한 다툼이 벌어졌음에도 조합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모두 "조합이 상대편에 치우쳐 있다"는 불만이다. 

   
▲ 개포우성7차 재건축 조합 사무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조합은 자신들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합은 해당 민원이 정식으로 제기되자마자 조합원 B씨를 만나 사실확인에 나섰다. 

B씨는 조합에 "A직원이 식사를 사준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사줬다"고 설명했다. 평소 A씨와 안면이 있었던터라 날씨도 더우니 밥을 사주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A직원은 괜찮다고 했지만 결국 거듭된 권유에 B씨의 차를 타고 함께 식당으로 갔다. B씨의 말이 맞다면 삼성물산에서 주장하는 대우건설의 향응 제공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 

개포우성7차 조합 관계자는 "그날 B씨 이름으로 된 해당 식당의 매출전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권이 없는 조합으로서는 매출전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만큼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입찰이 마감돼 공식적인 홍보기간이 시작된 만큼 최선을 다해 과열을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우리는 무조건 중립"이라며 "앞서도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에 불법홍보와 불법촬영을 하지 말 것을 거듭 경고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의 도시정비사업 업무처리 기준 등을 토대로 수주전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시간과 진행속도에 따른 세세한 홍보 운영계획을 작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시반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개포우성7차 조합은 7월 중순경 양사의 첫번째 합동 설명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일은 오는 8월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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