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글로벌 특수선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 태국 등과의 협력을 통해 추가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미국 시장도 유효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전히 우리나라 조선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 강화하며 진입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내 필리조선소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진입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
 |
|
▲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
◆필리핀·사우디·태국서 함정 수주 노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필리핀 초계함 2차 사업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발주는 필리핀 해군의 전력 강화를 위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HD현대중공업은 앞서 수주한 함정의 성공적인 납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필리핀 해군은 해양 안보 역량 강화를 목표로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에 따라 향후에도 함정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16년부터 필리핀으로부터 초계함을 비롯해 원해경비함 등 총 10척의 함정을 수주했으며, 이들 함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후속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또 이르면 올해 하반기 발주가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사업도 노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위함 사업은 최대 3조 원이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HD현대중공업이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사우디아라비아 군 관계자들에게 6500톤급 호위함을 공개하며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의 사우디 합작 조선소를 통해 현지에서 함정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은 태국과의 협력 관계를 다지며 호위함 사업 수주에 나섰다. 태국은 해군 전력 증강을 위해 호위함 추가 획득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25일에는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기술력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역시 2018년 태국에 호위함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적이 있어 경쟁력이 있고, 태국 해군의 운용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한 호위함을 제안해 수주를 따낸다는 전략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캐나다와 폴란드에서는 잠수함 수주까지 나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며 “양사 모두 특수선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는 만큼 의미있는 성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
|
▲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
◆미국 함정 건조 진출 목표…“MRO는 출발점”
미국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의 MRO(유지·보수·운영) 사업 수주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하반기에도 꾸준히 발주가 예정돼 있어 추가로 도전장을 던질 수 있다.
또 양사 모두 최종적으로는 미국 함정 건조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방침이어서 MRO 사업 수주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 결과와 무관하게 MRO 사업은 미국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향후 입찰에도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나갈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조선 협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에도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조선 협력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내 방산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소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다양한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2035년까지 8~10척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동화 설비 도입과 장비 유지보수 등도 진행하면서 인프라 현대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한화오션은 이러한 투자를 통해 필리조선소를 중장기적으로 미국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전략 방향이 다르지만 확실하게 미국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미국에서 동맹국에 함정 건조를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되면서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