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새정부가 AI 역량 강화를 위해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업인을 모시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정부는 인사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GPU 등 인프라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 인사에 IT 기업인들이 다수 포함돼 이목을 끈다. 

먼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 AI퓨처센터 센터장을 임명했다. 하 센터장은 네이버랩스에 입사한 후 클로바 AI리서치 리더, AI랩 연구 소장, AI이노베이터 센터장 등을 역임한 AI 전문가다. AI미래기획수석은 하 센터장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정책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을 지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지명됐다.

정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강력한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AI 사업은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른 탓에, 정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때문에 업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빠른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학계도 이번 인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을 내비춘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AI연구소 교수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AI모델 개발 △AI서비스 개발·제공 △데이터 라이프사이클 경험 △AI보안·안전 관련 △AI인재 선발·활용 등의 경험과 지식을 보유한 인재들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인사를 통해 발탁된 관계자들은 이 기준을 충족한다"라고 밝혔다. 

인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부족한 AI 인프라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의 AI 관련 인프라는 매우 열악하다. 보유한 GPU은 2000개(H100 기준)에 불과하다. AI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기술 고도화도 정체됐다.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등 AI 사업 확장에 용이한 다양한 역량을 보유했음에도, 세계 선두권 국가들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는 추세다. 

이에 새정부는 GPU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1723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GPU 임차 사업 추진을 예고했으며, 1조6341억 원의 예산으로 클러스터링 기반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을 연내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양질의 인재 확보 육성에도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생성형AI 석·박사급 핵심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5년도 생성AI 선도인재양성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대학(원)과 생성형 AI 기관 간 공동연구를 통해 생성형 AI 초격차 기술 확보를 주도할 핵심 고급 인재 양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정부가 정부의 노력에도 인프라 부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계도 정부가 전력 시스템과 규제 해소 등 다양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최병호 교수는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고성능 GPU 확보 이외에도 △국내 AI반도체 개발·활용 △대규모 전력 시스템 개발·공급 △냉각 시스템 구축 △안정적인 공간 확보 △클라우드 시스템 지원 △AI인프라 운영 등이 필수"라며 "AI보안·안전 관련 시스템도 구축하고, AI인재 육성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