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자체 개발 LLM 고도화 주력
"답은 고객 행동 패턴에… 일상서 AI 체감돼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AI'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이에 발 맞춘 통신3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 차원의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기회 삼아 경쟁 우위를 선점하려는 행보가 두드러진 가운데, 관건은 활용도 강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AI(인공지능) 정책을 책임질 핵심 요직에 네이버·LG 등 IT(정보기술)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배치하면서 소버린AI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소버린AI는 각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그 국가나 지역의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을 정확히 이해하는 AI 역량을 구축해 운영하는 AI 모델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소버린 AI' 개념을 언급하며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해 민간 기업과 AI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운영 주체는 민간으로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전국민이 기본적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에 통신3사는 너도나도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미 자체 언어모델을 개발해 체력을 키워 온 만큼 '모두의 AI'라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는 자사의 기술력을 검증받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의 발판이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먼저 SK텔레콤(SKT)은 '국산 AI 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AI 반도체 전문 기업 '리벨리온'과 함께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등 자사 주요 AI 서비스에 리벨리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적용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리벨리온은 국산 반도체 기업이다.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에는 SKT가 자체 개발한 LLM(대규모 언어모델) '에이닷엑스'가 탑재됐다. SKT는 국산 LLM에 국산 NPU를 사용함으로써 국내 AI 생태계의 자립성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KT의 경우 자체 개발 LLM '믿음(MI:DM)'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그간 "KT는 올해 한국적 AI·SPC(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상용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해오기도 했다. '믿음'을 고도화해 소버린 클라우드로 한국적 AI를 구현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LG에서 자체 개발한 LLM '엑사원'을 기반으로 개발한 sLLM(소형언어모델) '익시젠'(ixi-GEN)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익시오'(ixi-O)를 소버린AI 경쟁 핵심으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익시젠을 기반으로 딥보이스·딥페이크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등 국가 AI 보안 사업에서 입지를 다졌단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소버린AI 경쟁력은 결국 활용도에 있다고 강조한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통신사 입장에서) 답은 고객 패턴에 있다"며 "통신은 휴대폰과 관련돼 있고, 휴대폰에 있는 (고객) 행동 패턴만 가지고 있어도 할 수 있는 게 엄청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 패턴을 확인하고 연구해서 적합한 서비스를 내놓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객이 행동할 때 최초에 설계했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경우를 중요한 가치로 삼아 이를 해석해서 필요한 (AI) 서비스를 얹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용자는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 활용도가 높은 새로운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통신3사 등 각사가 독자적인 LLM 또는 AI 서비스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흐름은 긍정적"이라며 "결국 '사용자 중심성'의 실질적 구현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가 일상에서 체감될 수 있어야 한다"며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이미 보유한 만큼 통신사별 AI 서비스가 일상 속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고 정밀하게 적용 돼 활용도 측면에서 대국민적 공감대를 얻느냐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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