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미국 등 탄소 배출에 비용 부과 움직임 확산
현대제철, 탄소 저감 자동차강판 통해 대응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확산되면서 철강업계가 탈탄소 기술에 대한 투자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최종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에 엄격해지고 있는 만큼 탈탄소 기술 개발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3공장./사진=포스코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CBAM(탄소국경 조정제도)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철강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수입 제품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생산 과정에서 EU 기준보다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하면 이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영국 역시 2027년부터 CBAM을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역시 ‘해외오염 관세법’을 통해 자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의 탄소 배출에 따라 관세를 매기는 법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 배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현대제철은 탄소 배출을 줄인 자동차강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강판의 경우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를 통해 생산했는데 이를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생산할 경우 기존보다 탄소 배출을 약 20% 줄일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열연 박판 공장을 탄소 저감 자동차용 강판 공장으로 전환해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가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탄소 저감 자동차강판으로 완성차업계의 탄소 저감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도 친환경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국씨엠은 고철을 재활용하는 전기로로 제조한 열연강판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도료를 접목한 제품을 출시했다. 동국씨엠은 삼화페인트와 기술 개발을 통해 폐플라스틱 도료 함량을 두 배로 높일 수 있었다. 

이 제품은 가전용과 건축용 모두 적용이 가능하며, 친환경성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고로를 통해 쇳물을 생산할 때 석탄을 통해 열을 올리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하지만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탄소 배출을 기존 대비 95% 줄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하이렉스로 명명하고, 포스코는 2027년까지 30만 톤 규모의 시험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는 상용기술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철강업계 내에서는 이 같은 친환경 기술 개발과 제품 개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고객사들은 탄소 배출을 줄인 친환경 제품에 대한 요구하고 있으며, 글로벌 규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친환경 기술과 제품 개발이 향후 철강업계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 내에서도 친환경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당장 유럽에서 내년부터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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