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선데다 휴가철까지 앞두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며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8%(5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p)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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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지난달 손해율은 81.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p 올랐다. 보험사별로는 현대해상이 82.9%로 가장 높았고 삼성화재(82.6%), 메리츠화재(81.7%), DB손해보험(79.5%)·KB손해보험(79.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자동차보험은 적자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취급한 12개 손보사의 손익은 9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손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올해 여름철 장마는 예년보다 길 것으로 예상되면서 손보사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예년보다 일주일 일찍 시작된 올해 장마는 내달 말까지 이어지며 종료시점은 예년보다 늦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장마철에는 역대 11번째로 많은 474.8mm의 비가 내리며 피해를 키웠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단순 평균 손해율은 84.2%로 전년 동기 대비 3.6%p 올랐다.
또 손보업계는 보험료 인하와 정비수가 인상 등을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1.2~1.4%, 2023년 2.0~2.5%, 지난해 2.1~3.0% 내렸으며, 지난 4월에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6~1.0% 추가 인하했다.
정비수가 인상도 악영향을 미쳤다.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로 2022년 4.5%, 2023년 2.4%, 2024년 3.5% 등 매년 상승하고 있다. 정비수가가 인상되면 보험금 지출도 늘어 손해율 상승의 원인이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름에는 장마와 휴가철이 겹쳐 사고가 늘면서 손해율이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기에 겨울철 폭설, 한파까지 이어진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보험료는 4년 연속 인하한 데 반해 정비요금, 부품비, 수리비 등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고스란히 보험금 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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