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 투자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그룹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과 삼성E&A의 실적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룹사의 발주 물량 축소로 수주가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던 두 회사가 이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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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한 공사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년 가까이 중단됐던 반도체 생산 시설 평택 5공장(P5) 건설을 재개한다. 최근 경영진은 P5 공사 및 투자 재개를 두고 논의에 들어갔으며, 이미 일부 인력은 현장에 투입돼 건설 자재를 정비하는 등 본격적인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P5 기초공사를 시작했으나, 메모리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이듬해 초 공사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반도체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2.3% 감소한 66조5900억 원에 그쳤다. 또한 삼성전자는 HBM·파운드리 등에서 SK하이닉스나 대만 TSMC에 기술 주도권을 내주면서 생산 설비 확대보다는 로드맵 조정과 제품 재설계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D램 기술력이 회복되는 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향후 수년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설비 투자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것이 투자 재개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평택캠퍼스 4공장(P4) 페이즈(PH)2와 PH4의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현장 개설과 마감 공사에 각각 18000억 원씩 총 7조 원 가량이 투입되는 외형 공사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직간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과 삼성E&A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두 계열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사의 발주 물량 축소로 인한 수주잔고 감소, 실적 부진 등을 겪어왔다.
실제 삼성물산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건설사업 22조1813억 원, 주택사업 5조5337억 원 등 총 27조7150억 원으로, 수주잔액비율은 148.6%에 불과했다.
수주잔고비율은 연간 매출액 대비 수주잔고를 의미한다. 수주잔고비율이 100%면 1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를 뜻하는데, 삼성물산의 경우 약 1년 6개월 치 일감만 남아 있는 셈이다. 시평 7위인 롯데건설(637.2%), 10위인 HDC현대산업개발(468.6%) 보다 낮으며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의 수주 내역 가운데 삼성전자(해외법인 포함) 관련 프로젝트는 18건, 공사비는 20조890억 원에 이른다.
삼성E&A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매출은 9조9665억 원으로 6.2%, 영업이익은 9716억 원으로 2.1%씩 각각 줄어 들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 발주 물량 축소 여파로 삼성E&A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7.5% 하락한 1641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E&A의 국내 계열사 대상 매출은 △2022년 4조437억 원 △2023년 4조1146억 원 △2024년 4조1438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 중 삼성전자의 몫은 절반이 넘는 2조7620억 원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확대하면 삼성물산과 삼성E&A 등 그룹 건설 계열사들도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는 등 긍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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