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우리금융그룹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면서 통합 생명보험사 우리라이프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날 동양생명·ABL생명의 자회사 편입 작업을 마쳤다.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 전량을 총 1조549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올해 5월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ABL생명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우리금융으로 공식 편입되면서 우리금융은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들어간다.

   
▲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왼쪽)와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사진=각 사 제공


지난해 9월부터 우리금융에 합류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 과정 전반을 총괄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성대규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단장은 동양생명 대표에 올랐다.

성 신임 대표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보험 산업 관련 주요 정책 업무를 수행했고, 2016년 보험개발원장을 맡아 보험산업 정책 수립과 제도를 개선했다. 2019년에는 신한생명 대표로 선임돼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2021년 통합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로 취임해 조직 통합과 내실화를 주도했다.

성 대표는 인수·조직 통합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의 보험 부문 전략에 발맞춰 회사의 중장기 방향성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ABL생명 대표에는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지낸 곽희필 대표가 선임됐다. 곽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ING생명에서 보험영업 커리어를 시작했다. 설계사부터 보험대리점(GA) 대표에 이르기까지 20년 넘게 업계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보험영업 전문가다.

곽 대표는 ING생명 영업추진부문장과 FC채널본부 부사장을 비롯해 오렌지라이프, 신한라이프 등에서도 FC 채널을 총괄하며 영업 전략 수립과 조직 성장에 기여한 바 있다.

또 우리금융은 지난 1월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후 3월 ‘우리라이프’ ‘우리금융라이프’ ‘우리에프앤아이’ 등의 상표를 특허출원하며 보험사 명칭 변경을 준비해왔다.

인력 재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생명은 자산운용부사장, 경영전략담당 등 6명을 해임했고 ABL생명은 영업담당 임원을 포함한 4명을 해임했다.

두 보험사가 통합하면 총자산 53조원 규모로 생보업계 5위에 오르게 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2월 말 총자산은 각각 34조5776억원, 18조6651억원으로 총 53조2427억원이다. 이는 삼성생명(275조3211억원), 교보생명(122조4090억원), 한화생명(122조1350억원), 신한라이프(59조6178억원),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 사진=각 사 제공


다만 노사 간 협의는 넘어야 할 산이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전 직원 고용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인 △합병 시 노조 합의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매각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동양생명 노조가 최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95.7%가 파업 개시에 찬성했다.

업계에선 해임된 임원 자리에 성 대표와 손발을 맞춰본 인물들로 채워질 것이며, 기존 인력 대상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위로금도 주요 쟁점이다. 현재 노조 측은 월 기본급의 1200%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양사의 임직원은 1680명에 달하는 만큼 사측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란 평가다.

노조는 기존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자 측인 우리금융이라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리금융 측은 매각 위로금은 통상적으로 매도자가 지급하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동양생명 노조는 이날 새 경영진과 첫 상견례를 갖고 협상에 나선다. 노조 측은 향후 일정을 조율하며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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