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 50% 관세 부과에 대미 수출 ↓
본격적인 타격은 8월 이후에 나타날 전망
세계 각국서 협상 나서…우리나라도 속도 내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인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통상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한미 간 통상협상에 속도를 내 무관세 수출 쿼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관세 영향 하반기 더 커진다

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미국으로 수출한 철강재는 115만4000톤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125만8000톤보다 10만4000톤(8.3%) 감소했다. 

대미 수출이 감소한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재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달 4일부터는 추가로 25%의 관세가 더해지며 현재는 총 50%의 높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25%의 관세만으로도 이미 큰 부담이었는데 추가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대미 수출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 줄었다. 

게다가 관세 효과는 통상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므로 본격적인 타격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5%의 관세가 부과했을 때만 하더라도 미국의 철강 가격이 높아 수출 여지는 있었다”며 “50% 관세 부과는 사실상 미국으로 제품을 팔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제품./사진=포스코 제공


◆철강업계 “협상 서둘러야…무관세 수출 기대”

이에 철강업계는 정부가 빠르게 통상협상에 나서 실질적인 수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 나서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는 그동안 탄핵 정국으로 인해 제대로 된 협상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낮춘 상태다. 다른 국가의 철강재가 50%의 관세를 적용받지만 영국산은 25%만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무관세 조치를 받기 위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도 미국과 협상을 통해 일정 물량을 무관세로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철강업계도 무관세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일정 물량은 관세를 면제받는 쿼터제에 합의한다면 수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트럼프 정부 1기 때에도 무관세 수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재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우리나라는 협상을 통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출량의 70%에 해당하는 물량을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도 정부가 협상을 통해 무관세 수출 쿼터를 확보한다면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내 경쟁국인 일본, EU(유럽연합)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국내 조선업계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다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LNG 개발 참여 역시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트럼프 1기 때 받은 물량만큼만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러운 성과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하는 핵심 시장이기 때문에 관세 협상에서 반드시 주요 쟁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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