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오는 3일 취임 한 달을 맞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속도감 있는 국정운영과 국내외 소통 행보가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의 첫 지시는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이었다. TF가 구성되자마자 열린 첫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경기진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문했다. 대통령이 직접 경기회복과 소비진작, 취약계층·소상공인 우선 지원이란 원칙을 제시하며 진두지휘한 결과 취임 보름 만에 추경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고, 국회로 넘겼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3강 진입’이란 목표도 제시했다. 대통령실에 AI미래기획수석을 신설하고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센터장을 발탁했다. AI산업정책을 주도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스타트업을 육성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기용했다.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울산 AI데이터센터 출범식에 참석한 것도 ‘경제성장’이란 기조를 강조한 결과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고속 성장했는데, 시중 말로 깔딱고개를 넘는 중”이라며 “준비하기에 따라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위대한 저력으로 위기를 이겨내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각 인선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취임 첫날인 지난달 4일 곧바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한 데 이어 같은 달 23일 10개 부처 장관을 지명하고, 1개 부처 장관을 유임시켰다. 같은 달 29일엔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로 발표했다. 이로써 아직 후보자 신분이긴 하지만 27일만에 19개 부처 중 17개 부처 인사를 완료한 것이다.
이는 똑같이 인수위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내각 지명 완료가 54일 걸린 것과도 비교된다. 다만 총리·장관 지명자 가운데 44%가 현역 의원으로 일각에선 “삼권 분립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지 장관 후보자를 인선하지 못한 부처는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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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6.27./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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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가장 민감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데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28차례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정책에 실패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최근 문화예술인 초대 행사에서 직접 “문화예술은 경제와 직결돼있다”며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동안 국내외적으로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소통을 강조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어색한 동거 중이다. 그런데도 취임 이튿날인 지난달 5일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면서 국무회의를 4시간동안 이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때마다 “공직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국무회의 때 답변을 잘 한 송미령 농립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시켰다.
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하면서 일정에 공백이 생기자 호남지역을 찾아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지역의 오랜 숙제인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풀기 위해 대통령실에 TF 구성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갑작스럽게 깜짝 구내 기자식당을 방문해서 기자들과 ‘번개 점심’을 했으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6일에는 용산 인근 대구탕집에서 참모들과 점심을 먹은 뒤 일부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는 등 소통에 적극적이다.
오는 3일엔 취임 30일 기자회견을 갖는다. 역대 대통령들이 대개 취임 100일을 기념해서 첫 기자회견을 한 것에 비해 이른 것이다.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의 이번 기자회견은 타운홀미팅 형식이며,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기타 등 네 개 분야로 진행되는 일문일답은 사전 조율없이 이뤄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첫달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지금까지 11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미국, 일본, 중국, 체코, 베트남,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UAE, 뉴질랜드 11개 국가다. 이에 대해 경제 현안에 초점을 맞춘 외교 기조가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정상간 통화에서 원전, 첨단산업, 인프라,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조했으며,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서 행사를 홍보하고, 각 정상들에 참석을 당부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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