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 없인 생존 어렵다"…건설업계 체질 개선 착수
삼성·현대·GS·DL 등 주요건설사, 신사업 드라이브 본격화
[미디어펜=박소윤 기자]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이 신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지만, 경기 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 건설업계가 국내 주택시장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코오롱 자회사 골프·리조트·호텔기업 엠오디(MOD)와 자산관리회사 코오롱엘에스아이(LSI)를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밸류체인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MOD는 호텔·리조트·골프장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관광단지, 서울 강남구 카푸치노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LSI는 부동산 위탁 운영과 건물 유지관리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주와 서울 성동구에서 건물 유지관리사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수소 분야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수소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 규모는 2023년 62억6000만 달러에서 2033년 1658억4000만 달러로 26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2022년 카타르 초대형 태양광 발전소 건설 △2023년 루마니아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2024년 한국남부발전과의 수소화합물 저장 인프라 공사 등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친환경·에너지 분야 경험을 쌓아왔다. 경북 김천시에 국내 최초로 오프그리드 태양광 기반의 그린수소 생산·저장 시설도 조성 중이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원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핀란드 기업들과 원전 사업과 관련한 릴레이 협약을 맺었다. 올해 안으로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7·8호기) 프로젝트의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 체결도 목표로 두고 있다. 

원전 해체 시장에서의 입지 선점에도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국내 건설사 최초로 미국 원전해체 사업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발주가 확대될 국내외 원전해체 분야의 수주도 손에 넣겠다는 각오다.

GS건설은 탈현장공법 중 하나인 모듈러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전문기업 '단우드'를 인수한 데 이어,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전문 자회사 'GPC'와 목조 모듈러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했다. 자이가이스트는 지난해 149억 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전년 대비 10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SMR(소형모듈원자로), CCUS(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SAF(지속가능항공유),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등 신사업을 적극 전개한다. DL이앤씨 자회사 카본코는 이산화탄소 흡수제를 개발하는 등 기술 경쟁력도 확보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한 M&A(인수합병)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비건설업종인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사업 외연을 넓힌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항공·물류 등 신규 영역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인 만큼 불황기에 타격이 크다"며 "신사업 확대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경쟁력과 핵심 역량을 구축하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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