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세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 유력시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과열 양상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고려해 금리를 동결해 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며 추가 금리인하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에선 한은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 5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p 씩 총 네 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최근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 상황 등과 맞물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전주보다 0.43% 올랐다. 상승폭은 전주(0.36%)보다 커져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집값 과열에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크게 확대됐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4조9136억원 증가한 752조994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1890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주담대 잔액은 597조6105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593조6616억원) 4조원 가까이 늘었다.

정부가 서울 집값 상승세를 안정시키기 위해 지난달 27일 수도권 주택 구입시 6억원 이상 주담대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를 발표했지만, 가계대출 급증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한은은 진단하고 있다.

한은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유상대 한은 부총재 등 집행 간부들은 지난달 27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모두 지난해 8월 수준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가계부채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향후 가계대출은 이런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심리를 자극하지 않도록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총재도 최근 집값 급등세와 가계부채 추이를 지켜보며 통화정책 완화 속도와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에 참석해 "저성장과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둔화를 고려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해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최근 금융안정 리스크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수도권 집값 상승과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이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금리인하 속도와 시기를 결정할 때 금융안정 리스크를 주의깊게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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