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금액 72.9억 달러…지난해 양호한 신고 실적 영향 2.7% 증가
산업부 "신 정부 출범·관세 불확실성 완화 계기 상저하고 흐름 전망"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올해 상반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 신고 금액이 미국 관세 조치와 비상계엄 등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131.0억 달러로 집계됐다. 도착 금액은 지난해 양호한 투자 신고 실적을 바탕으로 2.7% 증가해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 2025년 상반기 외국인직접투자(FDI) 상세 동향./사진=산업부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외투 신고는 131.0억 달러다. 이는 집계 이래 5위에 해당하는 실적이지만, 미국 관세 정책과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투자 보류가 지속되면서 투자 의향을 나타내는 외투 신고가 줄었다.

유형별로 보면 그린필드가 10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고, M&A는 전년 동기 대비 44.6%(21억3000만 달러)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해상풍력 프로젝트 입찰 결과에 따라 유럽연합(EU)의 올해 상반기 투자신고가 14.5%(22.4억 달러) 증가했고, 미국 또한 유통 등 서비스업 중심으로 20.2%(31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그 외 일본(21억6000만 달러, -25.4%), 중국(18억2000만 달러, -39.0%) 등은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53억3000만 달러, 서비스업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70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제조업은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투자의 미국 쏠림 현상과 국내 설비 투자 위축(1분기 2.1% 감소)에 따라 전기⸱전자(14억 달러, -61.6%), 기계장비⸱의료정밀(2억6000만 달러, -77.0%) 등 장치 산업 위주로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한국 시장 진출 목적으로 유통(13억2000만 달러, 73.3%), 정보통신(10억9000만 달러, 9.4%) 업종의 투자신고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투자 자금 도착은 72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양호한 투자신고 실적(345억7000만 달러, 5.7%)을 바탕으로 기존 투자 신고 건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형별로는 데이터 센터, 대형마트 등 서비스업 영위 사업장의 투자 유입 확대에 따라 그린필드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45.0억 달러를 기록했다. M&A 자금 도착도 전년 동기 대비 0.2%(27억9000만) 소폭 증가했다.

미국발 투자는 최근 관세 이슈의 영향이 적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자금이 도착해 32.9%(14억7000만 달러) 증가했으나, EU(19억7000만 달러, -29.0%)와 일본(3억9000만 달러, -59.8%), 중국(1억2000만 달러, -48.6%) 등의 투자자금 도착은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54.1%(15억1000만 달러) 대폭 감소했다. 특히 전기⸱전자(5억7000만 달러, -46.4%), 기계장비⸱의료정밀(2억1000만 달러, -57.8%) 등 상반기 투자신고가 감소된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도착이 전년 동기 대비 저조했다. 이는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투자 집행이 보류된 영향으로 추정된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비스업은 상반기 대형 M&A 건으로 금융⸱보험(30억5000만 달러, 39.3%) 분야 자금이 대폭 유입되면서 51.0% 증가(54억1000만 달러)했다. 

산업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만으로는 올해 외국인직접투자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 정부 출범과 미국 관세 불확실성 완화를 계기로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돼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법민 투자정책관은 "외신 기사 동향을 보면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글로벌 기업들이 신규 투자 의사 결정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또 작년 12월 계엄 사태에 대해 외국 투자가들의 반응이 민감해 신고가 주춤했지만, 기존 투자 계획됐던 것들은 꾸준히 정상 유입되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산업부는 신규·증액 투자를 위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등 그린필드 첨단 산업을 타겟팅한 현지 IR, 국내 진출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투자 수요를 발굴하는 지역순회 IR(국내 카라반) 등 다양한 국내외 유치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투자 신고에 그치지 않고 국내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실제 투자(자금 도착)로 이어질 수 있도록 5000만 달러 이상 대형 투자 유망 신고 건에 대해서는 1대1 밀착 관리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지원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