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골질환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시장 진입을 노리는 주요 제약사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각 제약사들은 협업을 통해 전략을 차별화하는 등 각축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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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사진 오른쪽)와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대표가 2024년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셀트리온제약 서울사무소에서 골다공증 치료제 CT-P41(스토보클로 개발명) 공동판매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암젠이 개발한 프롤리아의 특허 만료로 골질환 치료제가 격변기를 맞았다.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시밀러를 앞세워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대웅제약, △삼성바이오에피스-한미약품 △암젠-종근당 등의 협업관계가 대표적이다.
시장 조사 업체 데이터 브릿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데노수맙 시장은 약 1750억 원, 글로벌 시장은 2023년 기준 61억6000만 달러(약 8조3000억 원) 규모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11.9% 성장해 71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경쟁의 배경에는 고령화와 골다공증 환자 증가, 치료제에 대한 인식 및 진단 확대, 그리고 최근 급여 기준 완화 등 다양한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오리지널 대비 저렴한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은 환자 부담을 낮추고 시장 전체의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셀트리온제약과 대웅제약이다. 양사는 지난 3월 공동 개발한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스토보클로는 프롤리아의 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대비 28% 낮은 가격 정책을 내세워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양사는 전국 종합병원 및 병·의원에 공동 영업·마케팅을 펼치며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과 영업 네트워크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스토보클로는 기존 제품 대비 한층 개선된 주사기 설계를 적용해 의료진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주사 후 자동으로 주사침이 몸통 안으로 숨겨지는 구조로 설계돼 한 손으로도 간편하게 주사 후 처리가 가능하고 바늘로 인한 부상 위험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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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한미약품과 함께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등의 치료제 오보덴스를 1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오보덴스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며 3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한미약품이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생산 및 공급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담당하고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은 양사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오보데스도 오리지널 대비 13% 저렴한 약가(108,290원, 60mg/1mL 기준)을 책정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보령과 또 다른 데노수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 엑스브릭 국내 판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엑스지바는 암젠이 개발한 골전이 암환자 등의 골격계 증상(SRE) 예방 및 골거대세포종 치료제다. 2024년 기준 프롤리아(골다공증 치료제)와 엑스지바(골거대세포종 등 치료제)의 글로벌 합산 매출은 약 9조 원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엑스브릭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고 보령은 국내 독점 영업과 마케팅을 맡는다. 보령은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의 영업 조직을 기반으로 엑스브릭의 빠른 시장 안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근당은 암젠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프롤리아의 브랜드 파워와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종근당은 특허 만료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1·2차 의료기관 중심에서 3차 의료기관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하며 전국 단위의 영업망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데노수맙 시장은 특허 만료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대형 제약사 간 전략적 제휴와 가격 경쟁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와 골질환 환자 증가, 급여 기준 완화 등으로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진출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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