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신당 창당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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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사진=연합뉴스 |
머스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들은 2대1 비율로 새로운 정당을 원하고 있으며, 이제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아메리카당(미국당)' 창당을 발표했다.
머스크는 창당 배경에 대해 "우리는 낭비와 부패로 나라를 파산시키는 '일당제' 속에 살고 있다"며 기존 민주·공화 양당을 비판했다.
머스크는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국정 과제를 담은 법안에 서명한 이후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법안은 감세와 국경 보안 강화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앞서 의회를 통과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끝으로 법제화됐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신흥 최측근'으로 꼽혔던 머스크는 최근 이 법안이 정부 부채를 키운다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부 조직 축소와 예산 감축을 주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신당 창당을 전기차 우대 정책 폐기 등 '개인적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 중단과 기존 계약 해지, 심지어 추방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4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신당 추진 시 목표 및 전략과 관련,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매우 근소한 의석수 차이를 고려할 때, 그것은 논쟁적 법안에 결정적 표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며 진정한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반(反)트럼프·비(非) 민주당 지지표'를 흡수함으로써 상·하원에서 일정 정도의 의석을 확보해, 지금처럼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고 '제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치권에선 머스크의 신당이 실제 '캐스팅보트 세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가 정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진보 진영의 거센 반감을 샀던 만큼, 반트럼프 표심을 끌어안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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