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인 ‘핑크폰’에도 北 무응답으로 일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표류하다가 우리 군에 의해 구조돼 남한에 머무르고 있는 북한 주민 6명을 조만간 북한으로 송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주민 송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동·서해상에서 구조된 북한 주민 6명 모두 북한으로 귀환을 적극 희망하는 만큼,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조속하고 안전하게 이들을 송환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 대변인은 “다만 송환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음을 양해 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7일 북한 주민 2명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5월 27일에도 북한 주민 4명이 동해상에서 각각 표류하다 구조됐다. 이들은 정부 당국의 조사 초기부터 북한 귀환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고 한다.

   
▲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에 호응해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것으로 보이는 12일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가 고요하다. 2025.6.12./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구체적인 송환 방식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으나 이들이 타고 온 목선을 이용해 해상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측에서 이들을 해상 북방한계선(NLL)까지 인도한 뒤 자율 항해해 북한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통일부는 과거에도 북한 주민을 해상에서 NLL 북쪽으로 송환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7년 5월 27일 동해상에서 조난한 북한 어선과 선원 6명을 구조해 나흘 만인 31일 북한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판문점 등 육로를 통해 송환할 경우 유엔사령부(유엔사)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해상의 경우 그렇지 않다. 정부는 송환 중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국제상선통신망으로 북측에 주민 송환 사실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23년 4월 일방적으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을 차단한 이후 현재 남북 간 연락채널은 단절된 상태다. 북한주민 송환 문제가 발생한 이후 우리 측은 유엔사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인 ‘핑크폰’을 통해서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북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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