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안방에서 중국에 매운 맛을 보여줬다. 통산 6번째 E-1 챔피언십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중국과의 첫 경기를 완승으로 장식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랭킹 23위)은 7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에서 중국(랭킹 94위)을 3-0으로 제압했다. 이동경과 주민규, 김주성이 골 퍼레이드를 펼쳐 중국을 압도했다.

   
▲ 한국 축구대포팀이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중국을 3-0으로 꺾고 첫 승을 올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기분 좋게 첫 승을 거둔 한국은 11일 홍콩과 2차전, 15일 일본과 최종전을 펼친다. 

E-1 챔피언십은 EAFF가 주관하는 국제축구대회로 남자부는 2003년부터, 여자부는 2005년부터 시작돼 격년 개최를 원칙으로 열리고 있다. 한국, 일본, 중국이 번갈아 개최한다. 

2003년 시작해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남자부에서는 한국이 총 5회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의 최근 우승은 국내에서 열린 2019년이었으며, 직전 열린 2022년 대회에서는 일본이 우승해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팀 의무 차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에 K리그를 비롯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다. 홍명보호 26명의 대표팀 명단 중 3명의 J리거를 제외하면 모두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대표로 선발됐다. 국내파 중 김동헌(인천)만 K리그2 소속 선수이며 나머지는 모두 K리그1에서 뛰고 있다.

젊은 선수들을 대거 소집한 홍명보 감독은 중국전 선발로 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들을 먼저 내세웠다. 골문은 조현우(울산HD)가 지키고 수비진은 김주성(FC서울), 박진섭(전북현대), 박승욱(포항스틸러스)으로 구성했다. 측면 수비수로는 이태석(포항스틸러스)과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나섰다. 미드필드에는 문선민(FC서울), 김진규(전북현대),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 이동경(김천상무)을 배치했다. 지난해 11월 대표팀에 첫 발탁됐던 김봉수(대전하나시티즌)가 A매치 데뷔 출전했고 최전방은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가 책임졌다. 

   
▲ 이동경이 환상적인 선제골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 이동경과 주민규의 활약이 빛났다. 둘은 지난 3월 월드컵 예선 때는 대표로 뽑혔다가 6월 월드컵 예선 명단에는 제외된 바 있다. 절치부심해 이번에 다시 대표팀에 돌아와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동경이 전반 8분 그림 같은 감아차기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문환의 패스를 그대로 흘리며 중국 수비를 따돌린 이동경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차는 슛을 때렸다. 볼이 환상적 궤적을 그리며 중국 골문 왼쪽 상단 구석으로 꽂혔다.

이동경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이었던 2021년 6월 스리랑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이후 무려 4년여 만에 A매치 골맛을 봤다. 

   
▲ 헤더로 추가골을 터뜨린 주민규. /사진=대한축구협회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21분에는 주민규가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주민규는 이태석이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해 골네트를 출렁였다. 만 35세 85일의 주민규는 역대 한국대표선수 A매치 최고령 득점 5위에 이름을 올렸다. 4위는 이동국으로 만 35세 168일(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전)이다.

지난해까지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중용됐던 주민규는 올해 들어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태극마크와는 멀어지는 듯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다시 대표팀에 합류한 주민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골을 터뜨려 홍 감독에게 강력 어필했다.

2-0으로 앞서며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12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만들어냈다. 수비수 김주성이 세 번째 골의 주인공이었다. 

   
▲ 중국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김주성(오른쪽)이 문선민과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경이 올린 볼을 박승욱이 가까운 골포스트로 쇄도하며 헤딩했다. 중국 골키퍼가 쳐냈으나 흘러나온 볼을 골문 앞에 있던 김주성이 오른발로 밀어넣았더. 지난 2022년 E-1 챔피언십을 통해 A매치 데뷔했던 김두성은 E-1 챔피언십에서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3골 차로 앞서며 여유가 생기자 홍 감독은 새로 발탁한 선수들을 대거 교체 투입하며 A매치 출전 기회를 줬다. 이호재(포항스틸러스), 강상윤(전북현대), 모재현, 서민우(이상 강원FC), 이승원(김천상무)이 줄줄이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멤버가 많이 바뀐 상황에서도 한국은 조직력을 유지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여러 차례 골 기회를 잡고도 더 이상 골이 터지지 않아 3-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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