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대출동향 모니터링… 필요시 추가대책 예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은행들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막았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빗장을 걸었던 비대면 주담대 정상화로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 주요 은행들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막았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막았던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일부터는 지난달 28일 계약된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재개했다.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를 시작한 나머지 은행들도 순차적으로 비대면 주담대 빗장을 열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접수를 재개하고, 이달 중으로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전날 신용대출을 정상화한 우리은행은 이달 중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재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늦어도 다음 주 중 비대면 주담대 상품을 다시 판매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신용·전세대출은 열어 둔 상태다. 하나은행도 이달 중 비대면 주담대 영업 창구를 열 계획이다. 

전산시스템 반영을 위해 한시적으로 중단했던 은행의 비대면 대출 영업이 정상화되면서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은행의 주담대 신청액은 절반 이상으로 급감했다. 지난달 27일 정부의 대출 규제 발표 후 첫 주(6월 30일~7월 3일) 은행권의 서울지역 일평균 주담대 신청액은 3500억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규제 발표 직전 주(6월 23~27일) 일평균 신청액(7400억원대)과 비교해 52.7% 줄어든 규모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가계대출 급증세는 3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과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유상대 한은 부총재 등 집행 간부들은 지난달 27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와 관련해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이 가격 상승세와 거래량 모두 지난해 8월 수준을 넘어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가계부채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향후 가계대출은 이런 주택시장 과열의 영향으로 8~9월 중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당국은 대출 동향을 지켜보고 필요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추가 대책으로는 정책대출이나 전세대출 등을 포함한 DSR 적용 범위 확대와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추가 강화 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출 규제와 관련해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며 "부동산과 관련된 정책은 많다.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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