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관광산업, 크루즈가 온다…코로나 딛고 빠르게 회복 중
부산항 정박 중 16층 규모 대형선 둘러보니…다양한 시설로 인기
“수요 많은데…비자 문제와 터미널 통행 시간 너무 제한적”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크루즈 관광이 회복세를 거듭하며 경제산업적 효과 면에서 큰 역할을 견인하며 순항 중이다. 

   
▲ 부산항 국제여객 제2터미널에 정박해 있는 16층 규모의 다국적 크루즈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스펙트럼 오브 더 씨즈’./사진=미디어펜


경제적 유발효과가 워낙 크다 보니 각국의 이목이 쏠리고, 관광업계의 전략적 상수를 동원한 프로모션이 물밑에서 치열하지만 유유히 바다를 떠다니는 크루즈선은 여전히 우아하다. 

올해 들어 국내 항만에 다녀간 크루즈선은 5월 말 기준 249항차 42만6707명이다. 한 번에 많게는 5000여 명 이상이 탑승해 기항지를 찾다 보니 항만도시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지역 성장세와도 맞물려 있다.

때문에 국내에 국제여객터미널을 두고 있는 부산항, 인천항, 속초항, 제주항 등 크루즈 항만도 분주해졌다. 각 항만별로 특색과 규모에 맞춘 관광과 물류, 문화와 레저 등이 빠르게 융·복합할 채비를 하고 있다.

물론 활황을 맞다 보면 지켜야 할 선도 있다. 크루즈 산업은 특성상 세관, 출입국, 검역 등을 거쳐야 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이 모두 중요한 만큼 규제와 지원의 적절한 양분이 관건이다. 문제는 산업적 규모를 고려한 규제 합리화와 그를 뒷받침할 만한 정교한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크루즈 관광업계는 모처럼 맞은 성수기의 타이밍에 일정 부분 빗장을 풀어 합리적인 발전을 도모하려 하고, 출입국과 검역 등을 책임지는 기관은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사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이 같은 크루즈 산업의 메카로 발돋움을 꾀하려 하고 있는 국내 대표 해양레저 관광 도시인 부산을 찾았다.

부산항은 올해 크루즈선 185항차 입항에 크루즈 관광객 20만 명을 훌쩍 넘기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옛 영광을 찾기 위해 부활을 꿈꾸며 한창 개발 중인 북항의 부산항 국제여객 제2터미널로 향했다. 남다른 위용의 크루즈 선박이 정박 중으로, 미국 기반의 다국적 크루즈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스펙트럼 오브 더 씨즈’라고 했다.

   
▲ 인공 파도타기 플로우라이더(Flow Rider)를 즐기는 관광객./사진=로얄캐리비안

   
▲ 씨플렉스 복합 실내 공간에서 크루즈 관광객이 농구를 즐기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선내에서 바라 본 야외 풀./사진=미디어펜


이 크루즈선은 약 17만 톤, 길이 321m, 16층 규모의 대형선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수용 가능 인원이 5600명에 달한다. 이번에도 승무원 1600명을 포함해 5000여 명이 넘는 인원을 태웠다. 객실 수만도 2000실이 넘는다.

지난달 29일 오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출발해 7월 1일 오전 7시 부산항에 입항했다. 다음날인 2일에는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오키나와에서 4일 중국 상하이로 돌아가는 5일 간의 여정이다. 1실 2인 기준 1500~1600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경비에 크루즈 관광을 즐길 수 있어 인기상품에 속한다. 

여객터미널의 출입국·검역 절차를 거쳐 크루즈선 탑승구역으로 들어서자 16층까지의 시설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저층에 다이닝룸과 뷔페식당 기념품 및 면세점, 공연장과 카페 시설, 카지노 등이 있었고 중간층에는 객실이, 14층 이상의 고층에는 바와 러닝 트랙, 수영장, 스카이라운지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 고품격의 선상 뷔페식당./사진=미디어펜

   
▲ 바이오닉 바에서는 로봇이 나만을 위한 맞춤형 칵테일을 만들어준다./사진=미디어펜

   
▲ 2000석의 대규모 공연장./사진=미디어펜


선내는 아침 일찍 기항지 부산항에 도착하면서 많은 승객들이 하선해 시내 관광을 떠났고 일부 승객들이 남아 오션뷰 선베드에서 망중한을 즐기거나 야외 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살짝 둘러본 크루즈 선내 시설은 다양했다. 라이브 콘서트와 각종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공연장들이 여럿 있었고 씨플렉스 복합 실내 공간은 농구 코트나 범퍼카 활용공간 등으로 시시때때 변신이 가능했으며, 실외 인공 암벽 등반도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시설도 보였다. 

또한 바이오닉 바에서는 로봇이 나만을 위한 맞춤형 칵테일을 만들어 제공하고 360도 바다가 보이는 야외 풀 바에서 주문한 칵테일과 음료를 들며 대화를 즐길 수도 있다.

취향에 맞게 크루즈 여행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새 바다에서 보는 저녁노을이 일품이다. 하루 관광을 마친 승객들이 간간이 터미널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크루즈 탑승 입구는 이내 분주해졌다.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처리하기에는 비좁고 시설이 부족했는데, 임시터미널을 운영하는 상황이었다.

   
▲ 기항지 부산항에서 하선한 관광객들이 크루즈선으로 돌아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터미널 관계자는 “현재 토지화 취득 관련 사안이 정리 중에 있어, 절차를 마치면 터미널이 새로 조성돼 승객들이 편리한 입·출국 수속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업계 관계자는 비자 문제와 터미널 통행 시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시아권 타국에 비해 유독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국내 크루즈 관광객의 기항지 체류 허용 시간이 오후 10시 30분~11시 등으로 정해져 있어 관광 상권을 살리기가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비자 문제 또한 중국 등 특정 국적 관광객의 경우 아직까지 단체 관광객에 한해 비자 발급을 허용하고 있어 개인 관광객은 별도로 비자를 받지 않는 한 관광이 불가능해, 비자나 24시간 관광이 자유로운 일본으로 기항하는 크루즈 선사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내수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코로나 산업의 측면에서 볼 때 한시적 무비자와 체류시간 연장 등에 따른 제한 요소부터 풀어야 늘어나는 수요를 잡을 수 있어 보인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