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3.00%로 집계됐다.

올해 1월말 3.2%, 2월말 3.05%로 3%대를 유지하던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 3월 2%대로 낮아진 이후 꾸준히 하락하다가 5월 2.97%로 소폭 반등한 뒤 지난 7일부터 3%대를 유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예금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청주저축은행의 ‘정기예금 본점·천안지점’ 상품으로 3.40%를 금리를 제공한다. △HB저축은행 'e-정기예금'·'스마트정기예금' △JT저축은행 'e-정기예금'·'회전정기예금' △다올저축은행 'Fi 리볼빙 정기예금' △머스트삼일저축은행 'e-정기예금'·'비대면정기예금' △바로저축은행 'SB톡톡 정기예금'·'스마트정기예금' △참저축은행 '비대면정기예금'·'e-정기예금' 등이 3.26%로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45~2.58%다. 전월취급 평균금리와 비교하면 0.10~0.25%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27일 정부에서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은행권은 이달 들어 예금금리를 내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예금금리를 최대 0.25%p 인하했으며, KB국민은행도 최대 0.25%p 금리를 내렸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예금금리를 0.25~0.30%p씩 인하했다.

이와 반대로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수신잔액이 감소하고 있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수신 규모는 지난 3월 말 99조5873억원으로 지난해 7월 말 99조912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는 98조3941억원으로 2021년 11월 98조6843억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신 잔액도 2023년 12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지난해 12월 97조9462억원이던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3월 말 기준 96조5800억원까지 줄었다. 4월 말 기준으로는 95조8752억원까지 줄어들며 2021년 10월 95조578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 수신 이탈 방어와 더불어 오는 9월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을 앞두고 자금 유입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예금자보호한도에 맞춰 자금을 유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도가 오르게 되면 이에 맞춰 추가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으로 안정지향형 투자자들이 뭉칫돈을 저축은행에 예치하는 ‘머니무브’(자금 이동)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제공해 더 많은 자금이 넘어오도록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